암을 이기는 음식 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콩’이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갖춘 콩, 특히 콩에 함유된 아이소플라본은 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해 유방암이나 대장암을 억제한다. 약이 되는 건강한 식재료를 중심으로 떠난 맛집, 이번에는 암을 예방하는 콩 요리 전문점 ‘두송’이다.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희 집에 오는 분들은 운 좋으신 겁니다. 명인이 만든 청국장맛 서울에서 쉽게 만날 수 없어요. 제가 성격이 까탈스러워서 음식이 맛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어요.”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콩 요리 전문점 ‘두송’의 김진석(40) 사장. 청국장 요리가 일품이라는 맛집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좇아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두송’을 찾았다.

커다란 냄비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 요리를 보며 아직은 맛을 보기 전이라 어색한 웃음으로 답을 한다. 무엇이든 맛을 봐야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겠는가? 마치 전골요리처럼 끓고 있는 청국장을 한입 입에 넣는 순간 ‘빙고! 제대로 찾았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촬영을 하느라 상당히 오래 끓였음에도 입 안에 짠 맛이 전혀 없고 텁텁함이 없다. 부드러우면서도 청국장 본연의 고소한 향을 유지하고 있었다. 청국장 특유의 퀴퀴함이 없어 그 냄새를 싫어하는 젊은 여성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게도 좋을 듯 하다. 게다가 두부는 고소하고 부드럽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기자에게 김 사장은 “농촌진흥청이 인정한 전북의 청국장 장인(발효문화논문 대상수상)이 직접 만든 청국장을 사용해 그 맛의 깊이 자체가 다르다” 고 말을 한다.

전주 출신인 그가 학창시절 은사님댁이 청국장 명인으로 지정되자 직접 찾아 뵙고 청국장을 공수해 오는 것. 고추장에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는 청국장과는 비교를 하지 말라고 한다. 이것저것 양념 넣고 비벼 먹으면 어떤 것인들 맛있지 않겠냐는 것이 그의 지론. 본연의 장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그다.

‘두송’은 콩 요리 전문점답게 충북 괴산에서 재배한 국산콩을 사용, 매일 아침 매장에서 전기맷돌을 이용해 직접 두부를 만들고 있다. 그에게 있어 두부는 제조가 아니라 작품이다. ‘콩물과 간수의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이 부드러운 두부의 비결’이라고 말하는 김진석 사장에 따르면 콩의 원산지는 만주라고 한다.

국내는(특히 남쪽) 논이 많아 콩이 자라기엔 적합치 않다는 것. 소위 물콩이 된단다. 하지만 국내산을 선호하는 한국 정서상 그는 국내 콩을 사용하기로 하고 콩밭이 많은 충북 괴산을 찾았다. 콩이 자라는 땅이 산비탈이라 햇빛도 충분히 쬐고 배수가 좋아 그 자리에서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농가에서 직접 가져온 콩으로 매일 아침 두부를 만드는 것이다.

청국장찌개에 이어 또 하나의 별미는 해물순두부다. 민물새우와 바지락으로 육수를 낸 해물순두부는 민물새우가 95%나 들어가 고소하면서도 시원하다. 해물탕을 먹는 느낌. 두부는 덤이다. 참게가 들어가서 마치 꽃게탕을 먹는 느낌도 든다. ‘이 집 사장님, 참 재료를 아끼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두부전골’도 놓칠 수 없다. 순두부와 두부를 함께 넣고 버섯과 각종 야채를 넣고 끓이는 전골의 시원한 맛은 내장을 제거한 멸치와 다시마를 12시간 이상 푹 고아낸 육수에서 비롯된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두송정식’이다. 샐러드와 보쌈, 맑은 순두부와 생선구이, 전 등이 돌솥밥과 함께 제공되는데 특히 곰취에 보들보들한 고기를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 김 사장 말로는 이 곰취 덕에 직원 여러 명이 바뀌었다고 한다. “북한산 곰취에는 모래가 섞여 있어 그것을 한 장 한 장 씻다보면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웃는 그다.

강동역 3번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두송은 1,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주로 동창모임과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 6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간이 2층에 자리하고 있어 단체모임이 있어도 1층은 조용하다. 1층은 원목테이블과 파티션 등으로 개방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연출했고 여주에서 가져온 갖가지 도기들이 벽 한 면을 장식하고 있어 한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개점한 지 2년여 남짓 되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청국장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두송. 여름에는 콩국수를 먹기 위해 목동에서 일부러 1시간 남짓 달려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청국장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해 청국장 판매도 하고 있으며, 두부와 수두부도 구입할 수 있다.

인공재료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콩 요리가 생각날 때, 구수한 청국장 국물이 생각난다면 한번쯤은 5호선을 타고 강동역에 내려 두송의 콩 맛을 제대로 느껴보자.

메뉴 : 청국장 6000원, 해물순두부 7000원(2인 이상), 두송정식 1만2000원, 두부전골&두부보쌈 大 3만3000원 中 2만8000원
음식 특징 : 농진청에서 인정한 전북의 청국장 장인이 만든 명인청국장 사용, 매일 아침 가게에서 직접 두부 만듦. 전체적으로 음식이 맛깔스러우면서도 짜거나 텁텁하지 않고 담백함
개점 시간 :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까지
위치 : 5호선 강동역 3번 출구 나오면 오른쪽 훼밀리마트 건물(SK허브진 빌딩 1층)
문의 : 02) 476-3589

최원영 기자 uni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