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사채피해를 해결해 준다"며 채무자에게 거짓 문자를 보내 채무자에게 돈을 편취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피해를 본 채무자를 상담하고 돕는 시민단체   '경제 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는 26일 "사채 피해자에게 민생연대나 전문기관에 상담할 수 있도록 연계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채무자에게 돈을 받아가는 신종수법에 대해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8세,여)는 올 추석 무렵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리린 뒤 과다한 이자 때문에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출정보'라는 카페에 사채 피해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글을 보게 됐다. 

'상담 대마왕"이라는 아이디로 카페에 게시된 이 글에는 사채업자가 가족과 친척에게 연락해 독촉하는 상황에 대해 상담해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사채 피해자에게 도움 줄 것 처럼 유인하는 메세지, 자료=민주사회를 위한 민생연대 제공

연체위기에 몰린 이씨는 이 글에 대해 쪽지를 남겨 `상담 대마왕`이라는 아이디 소유자와 통화했다. 글을 게재한 사람은 이씨에게 "자신은 민생연대 충북지부와 연계돼 있다"며 "이 사람은 자료를 정리해 민생연대에 제공하는 대가로 건당 5만원을 요구했고 법무사에게 고소, 고발장을 작성하게 되면 건당 10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것.  

이씨는 사채업자가 압박을 해 올 때마다 상담을 연계해 주겠다는 이 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 씨는 "이 사람은 돈을 받고 도움을 주기는 커녕 사채업자를 상대로 이씨의 오빠인 것처럼 행세해 변제날짜를 미뤄주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상하게 여긴 이씨는 민생연대를 찾아가 확인하고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씨가 이같은 방식으로 편취당한 돈은 지난 10월 초부터 현재까지 총 340만원.

이씨는 "도움을 준다는 말에 속지 않았다면 이 돈으로 벌써 사채업자의 돈을 갚았을 것이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민생연대 송태경 처장은 "현재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채무자만 7명"이라며 "이들 피해자 중 5명은 현재 민생연대의 안내로 관할 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불법 사채업자들은 채무자가 빌려 간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협박을 동원해 채무자의 가족에게 변제요구를 하는 상황이 많다. 

불법 사채 피해자들에 대해 대처 방법을 제대로 알려 줄 만한 기관이 없는 상태이다 보니,  채무자의 급박한 상황을 노려 다시 돈을 편취하는 행위가 등장한 것이다. 

송 처장은 "최근 일련의 일들은 사채 피해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채무자를 두 번 울리는 상황"이라며 "민생연대는 피해자 본인을 직접 대면해 상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상담의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