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이 국내 최초로 ‘여성 비아그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광동제약은 우리나라에서도 낮은 성욕을 가진 여성들의 사례가 있어 이 약의 시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첫 여성성욕저하 치료제였던 애디(Addyi)의 실패 사례가 있어 실제 한국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5일 광동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2일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Palatin Technologies)가 개발한 여성성욕장애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브레멜라노타이드(bremelanotide)의 국내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팰러틴 테크놀로지스는 미국에서 브레멜라노타이드의 임상 3상을 마치고 내년 초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허가와 판매는 광동제약이 맡는다. 광동제약은 오는 2021년 브레멜라노타이드의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허가받은 미국 스프라우트(Sprout) 개발의 애디처럼 폐경 전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장애(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 HSDD)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두 약물은 작용 기전과 투약 방식에 차이가 있다. 애디는 세로토닌 수용체와 도파민에 작용하지만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식욕과 에너지 소비조절과 관련한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에 작용한다. 또 애디는 경구제지만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주사제 타입이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비아그라로 큰 판매액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애디는 생각보다 매출이 부진해 아쉬움을 샀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프라우트 투자자들은 애디가 출시 초반 20억달러(약 2조22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지난해 판매고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000만달러(111억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비아그라는 남성 비아그라와는 다르게 신체 일부분에 눈에 띄는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닌 정서를 바꾼다는 점에서 그 효과 측정이 애매모호하다.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Valeant)는 지난 2015년 애디의 가능성을 보고 스프라우트를 인수하면서 애디에 대한 권리를 획득했으나 결국 최근 스프라우트를 전 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또 미국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애디 같은 처방의약품 광고가 가능했지만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결국 의사를 상대로 한 영업에 더불어 국내 여성들이 절실히 원해야 약의 판매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광동제약은 블루오션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폐경 전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장애의 국내 유병률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낮은 성욕은 약 10~15%의 여성에게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된다”면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질병에 대한 인식이 적고 적합한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브레멜라노타이드가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성기능 장애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