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예전에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단어 중 하나가 Address다. ‘주소’라는 의미로 처음 배운 것 같은데 뜬금없이 ‘연설’이라고도 하고, 골프장에서는 ‘겨냥하다’로 회사에서는 ‘검토하다’로 쓰여서 많이 헷갈렸던 것이다.

Address의 어원을 보면 Make Straight나 To Direct라고 한다. ‘~로 향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서 세 갈레로 나뉜다. 하나는 ‘향하다’라는 의미 자체에서 나온 말로 ‘겨냥하다’와 같은 의미이고, 또한 특정 집단을 향해 말이나 글을 전달한다는 뜻도 있으며 특정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의미도 있다.

목표 지점을 겨냥한다는 의미가 확장되어 마음이 어떤 문제를 향해서 가면 ‘검토하다’로, 행동으로 어떤 일을 향하게 되면 ‘착수하다’로, 그리고 주의력이 특정 연인을 향해 가서 사랑을 고백하면 ‘구애하다’로 확장되는 것이다.

특정 집단을 향한 연설이나 글에서는 ‘대통령이 의회에 보내는 교서’나 ‘의회가 행정부에 보내는 법관 해임 청구 문서’ 등으로 확장된다. 또한 ‘글을 전달하기 위한 주소’라는 의미와 ‘컴퓨터에 사용되는 메모리의 번지’ 등으로 확장되고, 좋은 연설은 기교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기교’와 거기서 더 나아가 ‘응대 솜씨’ 등으로 발전한다. 특정인에게 말을 건다는 의미에서는 ‘호칭’ 또는 ‘호칭을 부른다’로 확장된다.

한 단어의 의미는 그것을 보는 관점이 다양할 수 있다. 즉 ‘연설’이라는 의미에는 복합적인 내용을 담겨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고, 웅변적으로 열변을 토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도 있고 듣는 사람들의 반응을 떠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Address를 그저 ‘연설’이라고만 외우게 되면 ‘주소’나 ‘겨냥하다’와 연결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특히 우리 말 각각의 의미는 다 다른 배경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욱더 그 의미를 가늠하기가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