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님, 좋은 아침입니다.” “네, 인수님. 안녕하세요.” 이는 인터넷에서 만난 네티즌 사이의 채팅이 아니다. 친구는 더더욱 아니다. 둘은 각각 같은 회사에 다니는 팀장과 대리다. 직위도 다르고 연차도 6년 이상 차이가 나지만 회사 안에서는 서로의 지위에 상관없이 무조건 ‘○○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직위가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처음부터 선후배끼리 이름을 부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익숙해지고 나니 어색함도 사라지고 연차와 경력에 상관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소소한 조직 문화가 일으킨 큰 변화. 바로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 한국BMS제약의 이야기다.

▲ 한국BMS제약 직원들.출처=한국BMS제약

한국BMS제약의 본사는 미국 뉴욕시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ristol-Myers Squibb)다. ‘혁신적인 의약품을 연구개발, 공급해 환자들이 중증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는 사명 아래 지난 1997년 한국에 진출했다. 암, 바이러스성 간질환, 심혈관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처방의약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중심의 회사다.

한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됐지만 본사의 기업 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BMS는 연령, 인종, 국적, 문화, 성별, 성 정체성, 장애 등 사람마다 다른 부분을 차이점으로 인정한다. 개개인의 특성을 포용하는 것이 모든 직원의 다양한 경험을 혁신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한국BMS제약은 최근 GPTW(Great Place To Work) 인스티튜트가 주관하는 ‘대한민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신뢰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일하기 좋은 문화를 구현하고 있는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로 ‘포춘(FORTUNE) US 100대 기업’을 비롯해 유럽연합, 중남미, 일본 등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이뤄진다.

▲ 한국BMS제약 직원들이 김장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출처=한국BMS제약

이 제도는 기업 내부의 믿음, 존중, 공정성, 자부심, 재미의 정도를 구성원들의 응답을 통해 세부 측정하는 신뢰 경영지수(Trust Index©)와 직원 코멘트(Employee Comment)와 철학, 정책, 비전, 가치, 규정, 제도 등 전반적인 기업문화를 평가하는 문화 조사(Culture Audit) 세 가지 항목을 통해 심사한다. 한국BMS제약은 열린 경영과 직원 주도의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회사와 직원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한국BMS제약은 해마다 경영 목표를 공유하고 사내에 배치해 전 직원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협업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또 분기별 타운홀 미팅을 통해 회사의 경영 전략과 운영 방안, 진행 성과 등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말단부터 윗선까지 참여도 자유롭다. 매년 임직원의 35%가 직원 주도의 조직문화 개선 기구인 TM/EE(Talent Management & Employee Engagement, 인재관리/직원결속)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내고 의사결정을 한다.

여성을 위한 사내 문화도 잘 갖춰져 있다. 한국BMS제약은 임신, 출산, 육아 등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예로 여성 영업 직원에게는 사내 멘토링, 정기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 ‘우먼인세일즈(Women in Sales)’가 있다. 이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여성 영업 관리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유연근무, 단축근무, 자율출퇴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분기마다 셋째 주 금요일에는 일찍 퇴근할 수 있는 ‘패밀리데이’가 있고 5월 가족의 달에는 가족 친화 수당을 지급한다. 출산을 앞둔 여성에게는 월 1회 태아 검진을 위한 휴가를 주고 육아휴직은 가장 길게는 1년을 쓸 수 있다. 출산하면 입원과 수술비는 회사에서 전액 지원하며 자녀 수에 제한 없이 학자금을 준다.

▲ 박혜선 한국BMS제약 사장.출처=한국BMS제약

회사의 양성평등문화는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BMS제약의 전체 직원의 남녀 비율은 5대 5이며, 임원의 성비는 3대 7로 여성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한국BMS제약의 박혜선 사장도 여성이다.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 제약사를 통틀어 여성이 사장 자리에까지 오르는 것은 매우 드물다.

박혜선 한국BMS제약 사장은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을 통해 한국BMS제약이 다져온 소통과 신뢰의 노사 파트너십과 직원 주도의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인정받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에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고,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동반성장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BMS제약은 2015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 획득, 2016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국무총리 표창에 이어 올해 고용노동부 주관 2017 노사문화대상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일하기 즐거운 회사이며, 직원이 행복한 회사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