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음주를 하는 폐경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근감소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충북대병원 임형지, 강희택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이뤄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AUDIT)’ 점수를 통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2373명의 음주 행태에 따른 근감소증 발생률을 분석했다. 알코올리즘 간이선별검사법은 세계보건기구가 개발한 10개 문항으로, 95%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자가진단 검사법이다.

▲ 한국형 알코올리즘 간이선별검사법(AUDIT-K) 항목 출처=강남세브란스 제공
▲ AUDIT-K 검사 결과 출처=강남세브란스 제공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검사는 음주 관련 10가지 문항에 대해 0~4점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 지난 1년간 개인이 경험한 음주의 빈도와 양을 측정하기 위해 해로운 음주에 관한 질문 3문항, 알코올 의존 증상인 내성과 금단의 유해한 사용에 관한 질문 3문항, 위험한 음주와 관련된 질문 4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15점 이상을 고위험 음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저위험 음주군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7.6%, 중위험군은 11.0%, 고위험군은 22.7%로 고위험군의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근감소증은 급격히 근육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많이 나타나며, 힘이 많이 부족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고, 걸음이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어지는 등 운동능력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저하되면 근감소증을 의심해야 한다.

▲ 권유진 교수 출처=강남세브란스 제공

근감소증은 신체 전반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무기력증이나 노인성 우울증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다양한 감염성 질환의 노출 위험도를 높인다. 운동신경이 떨어져 보행 시 몸의 균형을 잃고 쉽게 낙상해 골절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권유진 교수는 “폐경 후 성호르몬이 줄어들면 근력 감소와 체지방량 증가로 인해 각종 신체기능의 저하,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의 위험이 커진다”라면서 “음주가 근감소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만큼 폐경 후  고위험 음주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