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조직문화는 ‘수평’으로 대표된다. 내부직급이 존재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부를 때 ‘~님’을 붙이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내부 임직원들이 모여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자유롭게 이슈를 말하는 T500과 같은 행사도 있다. 또 영어로 된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범수 의장은 ‘브라이언’이며 임지훈 대표는 ‘지미’다. “임지훈 대표님, 보고드리겠습니다”가 아니라 “지미, 보고할게요”가 카카오 스타일이다.

‘자유로운 업무환경’도 재미있다. 판교 카카오 오피스에 방문하면 카카오프렌즈로 꾸며진 넓은 홀이 마치 공연장처럼 만들어져 있고 직원들은 기다란 복도에서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움직인다. 사무실 내부에는 칸막이가 없고 임지훈 대표의 개인 집무실도 원래는 없었으나 최근에야 ‘그래도 손님은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직원들의 요청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무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옆에 김범수 의장, 임지훈 대표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거는 것은 카카오 직원들에게 이제 일상이다.

특히 여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딱딱한 군대문화에 익숙한 국내 기업들과 달리 카카오는 세심하고 배려 있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는 1581명의 남성 직원, 1108명의 여성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여성 직원 중 기간제 근로자는 84명에 불과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505명을 대상으로 이직하고 싶은 시가총액 100대 기업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여성 직장인들은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에 이직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장맘들의 영원한 고민, 어린이집 문제도 카카오는 ‘노 프라블럼(No Problem)’이다. 국내 최대, 최고 수준의 직장 어린이집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고용노동부가 직장 어린이집에 제공되는 정부 인건비 지원을 25%나 줄인 가운데, 직장맘들에게 있어 직장 어린이집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다. 그러나 카카오 직장맘은 걱정 없다.

카카오는 현재 제주도 본사 부지에 스페이스닷키즈 어린이집, 판교에 늘예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 임지훈 대표. 출처=카카오

스페이스닷키즈는 영아, 유아 전용 실내외 놀이터와 제주도 내 풍부한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해 자연 속에서 유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한 발달을 도모하는 Nature in Me Program(NIMP)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의 다양한 환경과 자원을 활용해 자연 속에서 유아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고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며 자랄 수 있는 숲 체험 및 텃밭 프로그램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규모는 지상 2층에 최대 180명이 정원이다. 자연과 함께 아이들이 놀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제주도의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아이들에게 색다른 보육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 출처=카카오

판교에 있는 늘예솔 어린이집은 규모부터 남다르다. 판교 오피스 사무실 1개 층(약 1000평)을 모두 어린이집 공간으로 임대했다. 정원 300명으로 국내 직장어린이집 중 최대 수준의 규모를 자랑한다. 5~7세 반은 원어민 교사를 상주시켜 하루 4시간씩 영어 교육도 진행한다. 정규 교육과정 외 유아와 부모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30평의 실내 놀이터와 별도의 실내온실이 완비되어 있어 키즈카페가 부럽지 않다.

지역사회 내 인접한 숲과 텃밭을 활용해 다양한 자연탐색 활동 및 유아가 직접 기른 수확물을 이용해 요리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식생활 개선을 지원하고자 Be Green! Program의 콘텐츠를 자체 개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유아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별도 아뜰리에 공간을 구성해 미술과 음악, 과학, 수학 등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연계한 통합교육활동을 진행 중이다.

단순한 보육을 넘어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깨우침, 재미있는 일상을 제공하자는 의지가 엿보인다.

▲ 출처=카카오

체계적인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 직원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고자 전문 간호사 2명(법적 배치기준은 1명)과 영양사를 두어 시간대별로 아이들의 건강관리와 유기농, 친환경 식자재를 통해 질 높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교사 1명이 담당하는 영유아 비율을 최대한 낮추었으며 구성원도 대학과 대학원에서 아동학, 유아교육학 등 보육 관련 학과를 졸업한 아동발달 보육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위탁운영 전문기관을 통해 우수한 보육교직원의 선발에서 교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카카오가 지원하는 중이다. 이는 아이들은 물론, 임직원들의 만족도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육료와 국가에서 정한 학부모 수납 비용 외 직원에게 추가되는 부담은 전혀 없다.

교육프로그램은 아동 중심 교육철학을 위탁운영기관의 콘텐츠를 통해 자발적인 선택과 주도적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년 카카오 어린이집에서는 학부모 대상으로 어린이집 이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시설과 운영, 보육 프로그램, 건강영양안전, 교직원, 부모 가족지원의 5개 영역 30문항 평가가 이뤄진다. 놀랍게도 5개 영역 모두 고르게 학부모의 만족도(4.7/5점 만점)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는 회사나 어린이집에서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소통하기보다 각 상황에 따른 학부모의 다양한 니즈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카카오 직장어린이집의 영유아,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나누고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아이를 맡겨두는 곳이 아니라 학부모와 직장 어린이집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더 좋은 어린이집’을 위해 고민한다. 이는 단순한 직장복지를 넘어 카카오의 철학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