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동원F&B, 오뚜기

참치 통조림을 생산하는 동원F&B, 사조해표, 오뚜기 등 국내 식품업체들이 점점 오르는 원자재 가격 부담에 못 이겨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도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18일 식품기업 오뚜기는 2012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주요 참치 통조림캔 5종 제품 가격을 평균 5.2%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인 오뚜기 마일드참치(100g)는 종전 1210원에서 3.3%인상돼 1250원으로 판매 가격이 올랐다. 오뚜기 고추참치(100g)는 1240원에서 1280원으로 오뚜기 야채참치(100g) 1230원에서 1280원으로 약 3~5%씩 가격이 올랐다. 

오뚜기 관계자는 “요즘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참치원어(가다랑어) 가격 상승으로 제품 생산원가가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상 시기의 차이가 있었을 뿐 국내 참치 통조림 점유율 1위 동원F&B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1월 동원F&B는 주력 제품인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를 포함한 제품 18종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이에 따라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150g)의 판매 가격은 2390원에서 2580원으로 올랐다.  

국내 참치 통조림 점유율 2위 사조해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치 통조림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아직까지 제품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상 ‘참치’로 부르는 참치캔의 원료 ‘가다랑어’의 국제 가격은 지난 2년간 약 31.9%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어가는 195만6000원/MT(Metric Ton, 1톤의 부피 단위) 까지 오르면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 참치전문 글로벌 웹사이트 에이튜나(Atuna) 가다랑어 방콕 시세

지난달 업계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태평양 중서부 지역의 태풍과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 전 세계 참치 조업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참치 통조림 주원료인 가다랑어 가격은 t(톤)당 2300달러(약 253만원)를 웃돌고 있다. 올해 초 같은 단위의 가다랑어의 가격이 1700달러(약 187만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상승이다. 아울러 중국·중남미 국가의 참치 통조림 수요가 늘어난 것도 글로벌 가다랑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동원F&B 관계자는 “기후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업이 대응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면서 “특히 참치는 가격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기에 제조 기업들의 제품 가격 조정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비용 대비 수익성과 원가를 감안해 소비자판매 가격을 어쩔 수 없이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