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홍 중기부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대·중소기업 협력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인천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정계에서 홍 후보자는 평소 재벌개혁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던 인물로 일컬어진다. 중소기업 중심 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법안을 다수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홍 후보자의 중기부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잇따른 후폭풍이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 해달라고 지난 15일 국회에 요청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딸의 편법증여 논란 등을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그러나 재송부 요청에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홍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결국 보고서 채택 없이 청와대는 이날 홍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했다.

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은 이날 홍 장관 임명 강행을 ‘오기 정치’라고 질타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홍종학 장관 임명은 홍탐대실"이라며 "청와대는 홍종학을 탐하다 더 큰 민심을 잃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야당의 입장은 중기부 예산안 처리나 개헌 논의 등 국정 과제 추진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