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힘들게 읽었던 소설 남한산성을 영화로 막판에 보았습니다.

그리 개운치 않은 여운이 오래 갑니다.

마음은 청춘이라고 척화파 김상헌의 기상에 단연코 쏠립니다.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고 삶을 구걸하느니

사직을 위해 죽는 것이 신의 뜻이옵니다‘

그러나 역적을 자처한 주화파 최명길의 말이 길게 길게 끌리듯 따라옵니다.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사옵니다’

그 모순이 여전히 힘들게 만듭니다.

 

최근 광풍이 불었습니다.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고

만찬을 했다고 하죠.

다음날 백만명이 모일 수 있는 천안문 광장을 일체 폐쇄하고,

역시 트럼프의 공식 환영식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화끈한(?) 환대 이후, 트럼프에게 올 후유증이 벌써 걱정입니다.

그가 지난번 미국에서 시진핑과 길게 이어진 회담이후,

과거 한국이 중국의 부속 국가였다는 식언을 했는데 말이죠.

 

실제 그즈음 겨울이 오려는 몸짓으로

아주 거친 강풍이 불었습니다.

그날 져녁 거센 바람이 한바탕 불고 간 차도와 보도며,

아파트에 낙엽이 즐비했습니다.

무수한 낙엽 더미속에 부러진 가지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웬지 그 가지의 존재가 우리나라 처지같아 보였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광풍에

정신없이 흔들리다 부러져나간 것 같아서 말이죠.

현충일,6.10만세,6.25등이 점점히 박혀있는

6월에 모처럼 거하게 나라를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이 바람 많은 11월도 그런 거한 생각을 해봅니다.

 

낙엽 떨어질 때 이쁜 처자 둘이 포도에서

커다란 포프라 나뭇잎을 얼굴에 대고,

사진을 찍으며 깔깔 거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주 작은 얼굴에 행복해했을까요?

겨울이 오는 이 계절에 저런 청량함이 담긴 부드러운 바람도 기대하지만,

더 기다려야 되겠지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