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선 사람에게도 전염됐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가 새들 뿐만 아니라 흰담비나 고양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옮을 경우 폐렴과 패혈증, 다발성 장기 부전과 같은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조류독감 변종바이러스, 매년 감염자 늘어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사람에게 전염된 조류독감은 초기에는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 등의 심한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치료 없이 회복된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3년 9월 조류독감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오면서 매년 1월과 2월에 발병자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에는 총 759명의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고 그 중 3분의 1이 사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발병하는 조류독감 문제는 단순 보건 현안이 아니라 국가 간 외교 관계와 직결된 이슈”라며 “철새들의 핵심 거점이 중국인 만큼 현지 당국과의 협력과 공동 연구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가 매년 진화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질병이 되고 있으며, 또 다른 돌연변이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인간 간 조류독감 전염을 막기 위한 백신이 일부 개발됐지만 대부분 저병원성 바이러스 방지용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측은 “스페인 독감처럼 맹위를 떨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스페인독감의 일부 변종 아미노산들은 지금의 조류독감과 같은 종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는 스페인독감과 마찬가지로 심한 경우 다장기부전이나 패혈증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농촌 거주민들이나 철새가 자주 날아드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에 걸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2015년에는 226건, 2016년에는 321건, 올해에는 759건으로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 중국 보건 당국이 지난 2013년 내놨던 조류독감 인간 감염 사례 지도(출처=봉황망)

국내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한국도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지난 18일 전북 고창 흥덕면의 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1만 2000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됐다. 같은날  전남 순천만 습지 일대에서도 철새 분뇨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나왔다. 14일에는 경기 고양시의 장항동 습지에서 발견된 일부 조류 사체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조류독감이 음식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통닭이나 오리고기 섭취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조류독감은 대부분 공기 중을 통해 전파되고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지기에 관련 백신 개발, 전염 경로 로드맵 구축 등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