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출시 후 10개월의 시간. 코란도C가 세간의 이목을 받기 시작했다. SUV의 명가 쌍용자동차가 자존심처럼 여겼던 코란도보다 한 단계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평범한 듯 감췄던 특별함을 남들이 먼저 알아주길 기다린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꺼진 불만 다시 볼 일이 아닌가 보다. 자동차도 다시 봐야 할 게 너무도 많다. 신차가 발표되면 디자인과 성능을 꼼꼼히 살피기 마련.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있는지, 뭔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차가 갖는 편안함에 주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처음엔 독특하고 특이한 기술에 구매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편안함이 중요하다. 제아무리 많은 기능이 있어도 한두 번 사용하고 쓰지 않는 기능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아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코란도C는 이점을 몸소 증명하는 차다. 도심형 레저용 차로서 SUV가 꼭 갖춰야 할 기능에 충실하다.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무난함에 초점을 맞췄다. 신차의 개성이 부족한 이유다. 덕분에 다른 차량에 비해 실내외 디자인이 세련되지는 않다는 게 단점이다.

그런데 바꿔서 생각해 보면 복고스러운 맛이 있어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평범함 속에 감춰진 특별함이라고 하면 될까. 이것이 뒤로 젖혀지는 뒷좌석을 부각시키지 못한 이유인 듯 싶다.

코란도C는 출시 10개월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비교 광고가 전파를 타면서부터다. SUV 중 유일하게 뒷좌석이 뒤로 젖혀진다는 것을 내세운 광고 효과는 컸다.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SUV의 특성상 편안함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의자가 뒤로 젖혀진다는 것은 좌석의 안락함과 함께 트렁크 공간이 동급 최대 용량을 갖추고 있다는 뜻도 갖고 있다. SUV로서 편안함과 충분한 적재공간의 확보는 분명 경쟁력으로 활용되고 남는다.

여기에 하나 더. 쌍용차는 지난 12일 연비 콘테스트를 실시, 18.92Km의 우수한 연비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행사에 사용된 차량은 Clubby Park 모델. 공인연비가 14.6km/ℓ인 점을 감안하면 4km/ℓ를 더 주행한 셈이다.

안락함이면 안락함, 적재 공간이면 적재 공간, 연비면 연비 등 SUV가 갖춰야할 기본 덕목에 충실한 차를 몸으로 증명했다.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아 차체 무게를 줄였던 것이 연비 개선을 도왔다. 코란도C는 e-XDi200 엔진이 탑재됐다.

1998cc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방식으로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는 36.7kg·m. 엔진회전 수 2000~3000rpm대에서 최대토크를 내도록 설계됐다. 6단 변속기를 도입한 것과 코너링이 안정적인 게 특징이다.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야 제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이 있지만 운전하는 데 큰 지장이 되지는 않는다.

6개의 에어백과 ABS, ESP, HBA(유압 브레이크 보조장치), ARP(전복방지시스템), HAS(밀림방지기능), 급제동과 ABS 작동 시 뒤차에 경고하는 ESS 등의 안전장치를 갖췄고 편의장치로는 기본형을 제외한 전 모델 뒷좌석에 열선시트를 적용했다.

급제동을 하면 비상등이 자동으로 켜져 후방차량과의 추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버튼 시동 스마트키, 자동으로 속도를 유지하는 에코 오토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하이패스 시스템(ETCS), 국내 SUV 최초로 퍼들램프 기능이 적용된 아웃사이드 미러 등의 기능도 장착됐다.

코란도C 판매 가격은 치크(Chic) 모델 1995만~2480만원, 클럽비(Clubby) 모델 2290만~2455만원, 클래씨(Classy) 모델 2580만~2735만원.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