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병대 소속 F-35B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 16대의 일본 배치작업이 완료됐다. 미국 공군도 이달초 F-35A 전투기 12대의 순환배치를 시작했다. 이로써 일본 내에 배치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숫자는 최대 28대로 늘어난다.

미국 해·공군과 해병대가 함께 사용하는 합동 타격기(JSF)인 F-35는 전자전과 공대지,공대공 전투임무는 물론, 정보수집과 감시,정찰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다. 이런 첨단 전투기의 아태 지역 배치로 미군의 정밀타격 능력과 제공권 우위 확보가 크게 향상됐다. 북한과 남진과 동진을 하고 있는 중국군을 겨냥한 미군의 공세적 전력 전개라고 할 수 있다.

▲ 이와쿠니 기지에 착륙하는 미 해병대 F-35B

아울러 일본은 올해부터 모두 42대의 F-35A기를 도입,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 등에 순차적으로 배치해 영공 침범과 북한 경계감시 활동을 하기로 했으며 한국도 내년부터 순차로 모두 40대의 F-35A기를 들여올 계획으로 있다. 동북아에서 한미일 3국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무장해 중국의 남진과 동진을 막는 준비태세를 차근차근 갖추고 있는 셈이다.

F-35B 16대 일본 완편

미군 기관지 성조지와 뉴스위크 등의 16일자(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전진 배치된 해병대 제121 전투비행대대가 15일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 유마 해병 항공단 기지에서 날아온 F-35B 3대를 인수했다. 이로써 이 전투비행대대는 F-35B 16대를 확보, 완전한 작전편제를 갖추게 됐다.

제121 전투 비행대대는 모두 16대의 F-35B기를 운영 중이지만, 이와쿠니기지에는 13대만 배치했다. 나머지 3대는 유마 기지에 잔류해왔다가 이번에 모두 일본으로 날아왔다.

제121 전투비행대대는 2012년 미군 가운데 처음으로 F-35 기종을 인수했다. 이후 2015년에는 실전 배치 능력을 나타내는 초기운용능력(IOC)을 확보, 미군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 상주 배치돼 F-35B기를 운영하게 되는 부대가 됐다.

미 해군과 해병대는 F-35B를 내년 중에 일본 남부 사세보(佐世保) 항으로 옮기는 와스프급 대형 상륙 강습함 '와스프'에도 탑재, 기동성을 높일 방침이다. 와스프 함은 F-35B 탑재를 위해 개량작업을 마쳤다.

▲ 이와쿠니 기지에 착륙하는 F-35B

F-35B가 갖는 의미

일본에 배치된 F-35B는 미군이 운용해온 F/A-18 호넷, AV-8V해리어, EA-6B 프라울러를 대체한다. F/A-18 호넷은 초음속 전투기이고 해리어는 단거리 이착륙 능력을 갖춘 전투기이고 EA-6B는 전자전기다. F-35B는 세가지 각기 다른 항공기의 역량을 통합한 덕분에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F-35B 라이트닝 II는 단거리 수직이착륙(STOVL) 기능을 갖고 있다. F-35B는 300m 길이의 짧은 활주로에도 이륙할 수 있다. 해리어와 비슷하다. 또 헬기처럼 수직이착륙도 가능해 항공모함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 항공모함에서 운용하는 호넷에는 없는 기능이다. 이 모든 기능을 F-35B는 엔진 하나를 단 기체에서 조종사 1명이 다 한다. 효율 측면에서 월등하다.

게다가 스텔스 성능을 갖췄다. 적 레이더에는 매우 작은 점으로 나오거나 잡히지 않는다. 레이더 성능도 탁월하다. 탐지거리가 500㎞ 이상으로 적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최첨단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AESA)인 'AN/APG-81'을 탑재했다. 최첨단 센서는 각종 정보원에서 보낸 정보를 종합해 조종사에게 전장인식 능력을 높여주고 후방에 전달해주기도 한다.

기체는 길이 15.4m, 너비 10.7m, 높이 4.6m로 꽤 크다. F/A-18 호넷(길이 17.1m,너비 12.3m, 높이 4.7m)보다 조금 작다. 최고속도는 마하 1.6(시속 1958㎞)다. 항속거리 1670㎞, 전투 반경 935㎞다.

무장 능력도 착실하다. 기체 내부 무장창 두 곳에 최대 2.6t, 기체 외부 날개 6곳의 무기 장착대에 총 6.8t 등 8.1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정밀 유도 폭탄 'GBU-32' 합동직격탄(JDAM), 레이더 기지 파괴용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공대함 LRASM, JSM 등으로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미 공군도 12대 순환배치

미 공군도 이달 초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미국 유타 공군기지의 제34 전투비행단 소속 12대의 F-35A기와 300여 명의 병력을 6개월간 순환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아태 지역 배치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F-35A는 지난해 8월 IOC를 확보했다.

F-35A는 단거리 수직 이착륙 능력은 없고 기존 전투기와 같은 방식으로 긴 활주로에서 이착륙하지만 스텔스 성능을 갖추고 있다.

▲ 이와구니기지에 착륙하는 F-35B

북한 핵 대응력,  중국 견제력 높여

F-35B 16대 완전 배치와 F-35C 순환배치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이나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남진과 동진을 계속하는 중국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크다.

주일 미해병대는 이번 F-35B 완편에 대해 “3대가 일본으로 오면서 한반도와 일본, 남중국해 등을 작전 구역으로 하는 제3 해병원정군(MEF)의 전략 기동성, 작전 유연성, 전술 우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는 F-35B가 미해병대 전술 항공부대의 미래라고 평가하면서 강력한 센서는 각종 정보를 종합해서 조종사의 전장인식 능력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F-35B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북한과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 도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에게 경고 메시지를 날렸고 북한은 이를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획득하고 있는 무기는 당신을 더 안전하게 하는 게 아니라 당신 정권을 엄중한 위험에 처하게 한다”면서 “이 어두은 길을 내려가는 한걸음한걸음마다 마주할 위험은 더 커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북한 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중 핵전쟁을 구걸했다고 비난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8월 31일과 9월 18일 두 차례 F-35B 4대와 전략폭격기 B-1B 두 대로 구성된 전략자산을 동시 출격시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F-35B기들은 강원도 태백의 필승사격장에서 모의 표적을 향해 JDAM 비활성탄을 정밀투하하는 훈련도 성공적으로 했다.

동중국해에서 세력확장을 꾀하는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있다. 와스프급 강습항모에 탑재해 동중국해로 가는 것만으로도 이 지역 군사력 균형을 깰 수 있다.  미군의 제해권, 제공권은 따논 당상과 같다.

그렇기에 16대의 F-35B가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엄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