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농업계 산하기관의 꽃인 한국마사회 회장 후보자 공고가 나왔다. 이양호 현 회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인사부 관계자는 “회장님이 이미 사의를 표명하신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있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는데, 마사회장 공고를 내는 것이 가능한가?” 방향이 어찌되었든 간에 마사회 인사는 올해안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마사회장으로 가장 유력했던 인물은 김효석 전 의원이었다. 그러나 농업계에서는 “김 전 의원이 총리와 현직 정부 각료들의 광주일고 선배”라며 “원로 정치인 출신 전문가가 정부 부처 사무관에게까지 아쉬운 소리를 하는 마사회장 직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결국 김효석 전 의원은 석유협회장에 부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계열의 독립된 산업 협회다.

그 다음으로 마사회장 후보자로 떠오른 인물은 최규성 전 의원이다.  3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최 전 의원은 본인이 농어촌 공사 사장 직을 강력히 원한다고 알려졌으나 역시 “중량감 있는 70대의 원로가 실행 조직의 장(長)으로 부임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행정 부담이 많은 농어촌공사의 고된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 전 의원이 마사회장직에 지원하더라도 과연 ‘적격 인사’인가에 대해 논란이 일 수 있는 맥락이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인물은 김낙순 전 의원이다. 17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문화예술 분야와 농어촌 살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천안농고를 나왔고 농업계에서도 덕망이 높은 편이다. 농식품부와 여의도에서는 “김효석 전 의원이 석유협회장으로 가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이 김낙순 전 의원을 차기 마사회장으로 거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김 전 의원은 검정고시 출신으로 입지전적인 인생 스토리로도 유명하다.

어떤 방향이 되었든 공공기관장은 정부와 방향이 맞고 정책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맡게 돼있다. 농업계도 마찬가지다. ‘낙하산’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기획과 집행의 효율성이다. 이왕이면 정부의 수뇌들과 잘 통하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무엇보다 소통과 정보 공유가 제일 중요한 시대다. 이제는 공공기관장들도 칸막이에 갇히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리더쉽이 절실하다.

농업계는 모든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홀대’ 논란에 시달려 왔다. 선거 때마다 농업계 표는 가져가 놓고, 농업을 살리기 위한 전략은 실행되지 않는다는 게 주된 푸념이었다. 새로 부임하는 농업계 공공기관장들이 이 설움을 꼭 해결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