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라는 ‘별’을 단 사람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까? 한둘이 아니다. 수십 가지다. 가장 먼저 연봉이 뛴다. 상무급 초임은 부장급 최연장 근무자와 비슷하지만 평균으로 치면 부장급의 2배 정도로 뛴다. 달라지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임원이 되기 위해 죽기살기로 뛰는 것이다.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대표적인 것들을 12가지로 정리해봤다.

 

① 개인 차량

임원이 되면 가장 먼저 회사에서 차량을 지급한다. 차량의 크기는 회사마다 다르다. 그러나 우리나라 30대 대기업은 보통 상무급에는 배기량 3000㏄ 미만, 전무급 이하는 3000㏄ 이상 3600㏄ 미만의 차량을 고를 선택권을 준다.

배기량 3000㏄ 미만 차종으로는 현대자동차 그랜저, 기아차 K7, SM7 2.5, 쉐보레 임팔라 2.5 등이 있다. 배기량 3000㏄ 이상 3600㏄ 미만 차종으로는 현대차 제네시스 G80 3.3, 제네시스 EQ900 3.3, 기아차 K9, SM7 3.5, 임팔라 3.6 등이 해당한다.

부사장급은 4000㏄ 이하 차량을 고를 수 있으며 현대차 제네시스 G80 3.8, 제네시스 EQ900 3.8 등이 인기가 많은 차종에 속한다.

사장급은 5000㏄ 이상 차량을 탄다. 현대차 제네시스 EQ900 5.0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을 받는다. 부회장급 이상은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수입차 브랜드를 애용하기도 한다.

 

② 개인 집무실

임원에게는 별도의 업무공간도 주어진다. 상무와 전무급은 보통 파티션으로 구분된 공간이 제공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무급은 부장급에 비해 훨씬 넓은 공간이 제공되지만 별도 방은 없다. 태평로 빌딩에 있는 삼성전자 홍보실 임원들이 대체로 그렇다. 상무급은 태평로를 향해 나란히 좌우로 배치돼 있다.

전무급 역시 상무급보다 넓지만 폐쇄된 공간은 없다. 파티션으로 나뉜 널찍한 공간을 누릴 뿐이다.

부사장급부터는 별도의 방으로 된 업무 공간이 주어진다. 회사에 따라 상무급부터 벽으로 분리된 집무실이 제공되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다.

 

③ 개인 비서

업무와 전화 연결을 돕는 비서는 상무부터 배정된다. 이때 비서는 보통 해당 부서의 업무와 임원의 업무를 함께 맡아 살피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임원의 업무만 담당하는 개인 담당비서는 전무급 이상부터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1대 1 수행비서’는 적어도 부회장급 이상부터 배정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④ 운전기사

개인 운전기사는 전무부터 배정되는 게 보통이다. 회사에 따라 사장급 이상만 운전기사가 배치되는 곳도 많다. 운전기사는 평일 업무와 공무수행 시 임원의 이동을 돕는다. 주말에는 보통 전속 기사를 쓰지 않는다. 운전기사가 있다 하더라도 개인 용무에는 직접 운전을 하는 임원들도 많다. 운전기사를 이용하지 않으면 자가운전수당을 별도로 받을 수도 있다.

 

⑤ 골프장 회원권

임원이 누리는 혜택 중 하나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골프장 법인 회원권이다. 법인 회원권이 아닌 일반 개인 회원권으로 지원하는 회사도 있다. 또 회원권과 별도로 그린피(Green Fee) 명목으로 골프 비용이 나오기도 한다.

 

⑥ 피트니스 회원권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의 비용도 회사에서 지원한다.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은 개인 기준 최대 7000만원까지, 부부 기준 1000만원대에서 1억원 이상까지 시설과 호텔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임원들은 이용 가능한 한도 내에서 원하는 호텔의 피트니스를 등록하면 된다.

 

⑦ ‘비즈니스 클래스’

해외로 출장 시 이용하는 항공사 좌석도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부장까지는 칼같이 이코노미를 타고 다녔더라도 상무급 이상부터는 여유롭게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 부사장급 이상부터는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출국 전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는 덤이다.

 

⑧ 건강검진 최고 대우

1년에 한 번 받는 건강검진도 최고 대우를 받는다. 임원들의 건강검진 기본 패키지는 보통 1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임원들은 원하는 검사항목을 선택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한해서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서울 시내 빅5 종합병원 기준 ‘정밀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남자 100만원대 초반, 여자 100만원대 중반으로 형성돼 있다.

 

⑨ 인센티브 최고 대우

한 해의 마무리,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인센티브도 임원들은 최고 대우를 받는다. 연봉 외 성과에 따라 최대 30%의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기본 연봉이 높은 임원들이기 때문에 인센티브로만 ‘억대’ 혜택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10대 대기업 임원은 인센티브를 합치면 상무급 연봉이 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⑩ 대리운전비

차량, 기사와 더불어 대리운전비용도 일정 금액 지원을 받는다. 임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회사와 계약한 대리운전기사를 부를 수 있으며 이때 자택 주소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⑪ 퇴직금은 없다

이토록 많은 혜택이 생기지만 임원이 되면 사라지는 것도 있다. 바로 퇴직금이다. 승급을 앞둔 부장들은 임원 전환과 동시에 퇴직금을 수령한다. 즉 임원이 되고 나면 추후 재계약에 실패한다 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⑫ 1년 계약직 전환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 임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말이다. 임원은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회사생활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부분 무난하게 재계약에 성공한다지만 성과가 좋지 않거나 임원 연차가 쌓이다 보면 하루아침에 회사를 떠나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모두의 선망을 받는 ‘별’도 계약이 끝나고 나면 한순간 지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