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퇴치를 위해 IT 업계의 큰손이 나섰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게이츠가 치매치료제를 찾기 위해 벤처 금융 펀드인 치매발견기금(Dementia Discovery Fund)에 5000만달러(약 560억5000만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빌게이츠는 이 투자 외에도 개인으로서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매 연구에 참여한 벤처 기업에 금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치매발견기금은 2025년까지 효과적인 치매 조기 진단과 치료법을 발견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출범했다. 영국 정부와 협력해 영국 제약사 GSK,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 일라이릴리, 화이자, 바이오젠아이덱 등의 기업이 적어도 9곳의 치매완치제를 개발하는 벤처 회사에 투자했다.

빌게이츠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알츠하이머 치매와 기타 다른 치매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금전과 정서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고 비극의 규모는 크다”면서 “이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제약사들과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치하는 약은 없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만 있다. 빌게이츠는 이에 대해 “(치료제에) 집중하고 혁신에 제대로 투자한다면 좋은 치료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마 새로운 이론들을 충분히 시험해보기까지는 10년이 걸리는 등 굉장히 고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효과적인 약이 개발되길 바라지만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치매의 유형 중 가장 흔하며 전 세계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비영리 국제 알츠하이머 치매 캠페인 그룹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50년까지 치매 환자는 131만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빌게이츠는 추가 투자하는 5000만달러는 치매완치제 개발 약물들 중 비주류에 속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벤처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의 치매 연구 자선 단체인 알츠하이머 학회(Alzheimer's Society)의 제레미 휴즈(Jeremy Hughes) 최고경영자는 “빌 게이츠의 투자는 치매치료제의 진전에 새로운 희망”이라면서 이 같은 소식을 환영했다.

최근 몇 년간 빌게이츠는 다양한 치매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어떻게 진행하는지 더 잘 이해하고, 이를 조기에 진단하며, 질병 예방을 위한 여러 접근법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신약 임상시험에 더 쉽게 참여하고, 치매 관련 자료를 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빌게이츠는 “스스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한 것을 고려하면 나는 치매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발견펀드에 투자하는 것 외에도 글로벌 치매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보조금도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