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생 신청이 사회적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재무적인 어려움에 부딪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에 워크아웃과 기업 회생 절차가 있다. 워크아웃은 주거래은행과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회생절차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기업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고, 워크아웃을 먼저 진행하다 회사가 더 어려워질 경우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해도 된다. 그러나 기업이 한번 어려워지면 다시 살아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제한적인 채무조정이 이루어지는 워크아웃보다 모든 채무에 대해 채무를 조정해 주는 기업회생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질 때 대부분 대표이사는 워크아웃이나 법인 회생절차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연명하려고 노력한다.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기업이 자식과도 같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인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법인에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대부분 매각되고, 담보를 서지 않았더라도 연대보증을 섰기 때문에 개인 재산을 잃는 경우가 많아 주저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기울어진 배는 쉽게 원상회복되지 않는다. 단기적인 조치에 급급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진단하고 천천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회사의 재기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법인 회생 절차이다. 법인 회생절차를 신청하면 회사가 향후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추정해 해당 금액 내에서 채무를 10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다. 수입을 초과하는 채무는 탕감된다. 대표자 개인이 연대보증을 선 채무가 있다면 법인 채무를 출자로 전환해 대표자 개인의 연대보증채무도 탕감받을 수 있다.

회생절차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알아야 한다.

대표이사는 먼저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재기도 현금이 있어야 하고 법인 회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도 현금이 있어야 한다. 먼저 결제를 해줘야 하는 거래처와 결제를 안 해줘도 되는 거래처를 분류해 가능한 현금 유출을 줄여야 한다. 결제를 못 해주는 거래처에는 미안하지만, 나중에 재기해서 은혜를 갚으면 된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다. 채무자 회사가 망하면 은혜를 갚을 길은 영영 없다.

주요 거래처에 신뢰를 확보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한다고 하면 많은 거래처가 결제 대금을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법인 회생 절차를 적기에 신청하면 채무자 회사의 재무 사정은 이전보다 좋아진다. 통상 회생 신청을 한 해에는 회생 신청 전의 금융채무와 상거래 채무를 상환하지 않는다. 그 이후 연도부터 10년 분할로 상환한다. 그래서 회생 신청 후의 거래대금 결제에는 오히려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회생 신청 전의 채무는 어쨌든 채무자 회사가 살아나야 줄 수 있다. 채무자 회사가 파산이라도 한다면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거래처도 회생 신청 회사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내부 직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유능한 직원이 가장 빨리 나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유능한 직원의 이탈하면 회사는 재기의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필수 인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톡옵션 등 추후 보상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법인 회생 절차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너무 초조해 하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채권자의 눈치도 봐야 하고, 심리적 압박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면 모든 절차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면 채권자의 과도한 요구까지 다 들어주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회생 절차는 인가를 받았지만, 그것을 이행하는 데 너무 많은 출혈을 하게 되어 재기는 어렵게 된다. 중간에 회생 절차가 폐지될 수도 있다. 대표이사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채무자 회사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회생 전문가로부터 주기적인 도움을 받으면 가능하다.

법인 회생 절차는 채무자의 재기를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이지만, 그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조금 더 인내하면 그 과실은 달다. 회생 인가와 동시에 새로운 세상이 나타나게 된다. 철저한 준비로 그 과실을 누리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