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이식 후 일어나는 대표적인 병인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를 예방하기 위한 전 세계 최초 예방약이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미국 MSD는 9일(현지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성인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거대세포바이러스 예방하는 약물로 자사가 개발한 프레비미스(성분명 레테르모비르)를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프레비미스는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약물과 정맥주입 주사로 허가받았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거대세포바이러스는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심각한 질환이다. 조혈모세포는 줄기세포의 일종으로 혈액의 세포성분을 만든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빈혈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이나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데 이것이 바로 조혈모세포이식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여러 악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식 후 환자의 면역기능이 크게 저하돼 다양한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그 중 거대세포바이러스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약 100일 이전까지 감염되기 쉬운 바이러스 중 하나다. 건강한 사람들은 거대세포바이러스를 치료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가 걸리면 소화기관을 침범해 장폐쇄, 간염 등을 가져오거나 망막염을 일으켜 실명을 불러오기도 한다.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제는 있었지만 예방약은 없었다.

MSD의 프레비미스는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항바이러스 제제다. 임상 3상 시험에서 프레비미스는 환자의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위험을 크게 낮췄다. 프레비미스를 투여 받은 환자군은 38%, 위약 투여 환자군은 61%가 거대세포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프레비미스 투여군은 이식 후 24주째에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12%였으며 위약군은 17%였다. 조혈모세포의 평균 생착 기간은 프레비미스 투여군이 19일, 위약군이 18일이었다.

다만 프레비미스 투여군의 심장계 이상반응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더 높았다. 가장 흔한 심장계 이상반응은 빈맥, 심방세동이었다. 프레비미스 투여군 중 10% 이상이 구역, 설사, 구토, 말초부종, 기침, 두통, 피로, 복통 등을 경험했다.

▲ 출처=국가암정보센터

로이 베인스 MSD 임상개발담당 수석부사장은 “프레비미스는 15년만에 미국에서 승인받은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초의 신약”이라면서 “이 약은 심각한 전염성 질병에 걸린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를 제공하는 우리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획기적인 약을 의사와 환자를 위해 제공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프레비미스는 미국에서 오는 12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경구약은 한 알에 195달러(약 22만원), 정맥주입 주사는 1병 당 270달러(30만원)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100일간 복용하는 것이 좋으므로 이 기간 동안 다 먹는다고 가정하면 경구약 복용엔 2200만원, 주사 투여엔 3000만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