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의 첫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핏'. 출처: KT&G
▲ 이달 20일 출시를 앞둔 KT&G의 첫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핏'. 출처: KT&G

“담배값이 올랐다고 금연효과가 있었나요? 전자담배 세금을 더 걷으면 회사는 값을 올리겠다고 하니, 결국 부담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요?”  - 회사원 김정민(37세) 씨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BAT ‘글로’, 이달 20일 출시를 앞둔 KT&G ‘릴’까지 궐련형 전자담배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가 이달 중 한 갑당 403원 인상되면서, 담배 가격 상승을 고려하는 업체와 이를 반발하는 소비자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경우 일반 담배의 80%로 과세했는데도 ‘가격 변동이 없었다’면서 소비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 초 전자담배의 소비자 가격이 5000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공존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도 거세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는 현재 갑당 126원에서 일반 담배(594원)의 90% 수준인 529원으로 오른다. 담배에는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와 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등도 부과되는데, 이를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내용의 개정안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에 계류돼 있다. 위원회가 이달 말 개정안들을 의결하면 이르면 12월 본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개별소비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 등 세금까지 붙으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필립모리스와 BAT의 주장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모든 세금이 오르게 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소비자가격은 한 갑(20개비)당 4300원에 판매된다. 업계는 향후 소비자가격이 5000원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얼마나 오를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이야기다.

KT&G가 가격 상승에 동참할 지는 업체 모두에게 변수다.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첫 공개하면서, 가격 인상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왕섭 KT&G 제품총괄 상무는 “현재로선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담배세가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적으로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업체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KT&G의 강력한 유통망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경쟁업체인 필리모리스와 BAT도 가격 조정에 대해 다시 신중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시대가 변해도 소비자가 가장 예민한 것은 가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인상 조짐에 정부가 나서 ‘사재기’를 단속한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매점매석행위 지정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 만약 이를 위반하면 ‘물가안정에 관한 법류’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고시에 따르면 도매업자‧소매인은 직접 3개월간 월평균 반출량과 매입량의 110%를 초과해 반출하거나 매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