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마켓들의 11월 할인 기획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1번가 십일절 페스티벌, 이베이코리아 빅 스마일데이. 위메프 1111데이 실전연습, 티몬 어벤져스 일레븐 데이, 엘롯데 온라인 쇼핑 위크. 출처= 각 사

11월이 뜨겁다. 온라인 마켓들의 할인 기획전 경쟁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오픈마켓 1,2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의 경쟁으로 시작된 11월 경쟁에 다른 온라인 마켓들이 가세하면서 ‘11월 쇼핑 특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 12월~1월 사이 집중되던 연중 최대 규모 온라인 할인 기획전이 올해는 11월부터 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온라인 쇼핑 비수기 11월?

국내 시장의 상황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통상 11월은 쇼핑 비수기다. 성탄절, 연말, 신년을 앞둔 다소 ‘애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11월 11일 빼빼로데이나 수학능력시험 등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길어야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일시 이벤트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마켓들은 연중 최대 할인 기획전을 연말에 집중한다. 아울러 11월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 축제 ‘광군제’ 등 해외 온라인 마켓의 기획전들이 있어 국내에 한정된 할인 기획전보다는 해외 사이트 상품 직구 서비스 혹은 그 대행과 연결된 기획전들이 마련되는 시기였다. 

11월 경쟁 신호탄 쏜 이베이코리아 

이전까지 11월을 ‘꽉 잡고’ 있었던 온라인 마켓이 있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다. 업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1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11번가보다 유리한 업체는 없었다. 이에 11번가는 처음으로 사이트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부터 줄곧 11월을 겨냥한 할인 기획전을 열어왔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고객 수가 늘면서 11번가는 11월 기획전의 규모도 같이 키웠다.

여기에 11번가와 국내 오픈마켓 업계 1,2위를 다투는 이베이코리아가 11월을 굳게 지키고 있던 11번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이베이코리아 운영 역사상 최초로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역대 최대 규모 할인 기획전을 표방하는 ‘빅 스마일데이’로. 아울러 G마켓, 옥션이 11월을 겨냥한 대형 기획전을 별도로 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상위 업체의 대결에 다른 국내 전자 상거래 업체들도 자극을 받았고 11월 할인 경쟁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위메프, 티몬 이어 롯데백화점 온라인몰 11월 경쟁 가세 

오픈마켓 업체들에 질세라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11월 경쟁에 가세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연례 특가할인 행사 ‘위메프 1111데이’를 앞두고 본 행사 전날인 10일까지 진행되는 예비 기획전 ‘1111데이 실전 연습’을 지난 2일부터 시작했다. 1111데이 실전연습에서는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 12시간동안 각 시간 정각에 총 1400여개 상품을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최근의 온라인 커머스 ‘11월 할인대전’을 직접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는 할인 기획전 ‘어벤져스 일레븐(11) 데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티몬의 어벤져스 일레븐 데이는 각 제품 카테고리별 인기 판매 상품을 할인가로 판매하고 카드 결제 할인혜택까지 함께 제공하는 11월 특가 이벤트다. 

이와 같은 11월 할인 경쟁에 대응한 것은 이커머스 업체들뿐만이 아니었다. 오프라인의 대표 주자인 롯데백화점은 자사의 종합 온라인 몰 ‘엘롯데’를 통해 ‘온라인 쇼핑 위크’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엘롯데는 100억원 규모 제품 물량을 마련해 해외 패션브랜드·가전·리빙 분야 다양한 상품들을 할인가에 판매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가 시작한 역대 최대 규모 할인 기획전 경쟁에 다른 이커머스 업체 그리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종합 온라인 몰도 자극을 받은 것 같다”면서 “통상 국내 온라인 쇼핑 비수기로 여겨졌던 11월이 올해 이후부터는 ‘온라인 쇼핑 특수 기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일련의 경쟁들은 업체 대 업체의 경쟁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소비 진작 측면으로 볼 때 여러 가지 순기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경쟁 업체들의 할인전에 유입자 증가나 매출 증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효과를 계산한 것이 아닌 단순한 경쟁심리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지난 2015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던 국내 온라인 마켓들의 과열된 출혈경쟁이 반복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어 업체들은 이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