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명동거리에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였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사드의 그늘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기자

8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의 분위기는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도 사뭇 달라졌다. 길거리에서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어렵지 않게 들렸으며, 여행 가방을 들고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도 제법 눈에 띄었다.

명동 메인거리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노점에도 몇몇 유커가 음식을 주문하고 줄을 서있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었다. 한·중 관개 개선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철수를 결정하고, K뷰티 선두주자였던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등 사태는 날로 심각해져갔다.

다행히도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관계 개선에 합의하고 사드 문제에 대해 소통하기로 하면서 사드 갈등의 골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침체에 빠진 국내 관광업계도 휴직에 들어갔던 직원들이 다시 복귀를 하는 등, 모처럼 업계가 돌아올 유커 맞이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유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인 명동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명동 쇼핑 거리에서 음료를 파는 상인 김 모씨는 “금한령이 내린 이후 북적된 명동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지난 몇 달간 너무 힘들었다”면서 “최근 2주 사이에 다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분위기라 상인들의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매출도 점점 오르고 있고, 보시다시피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 장사할 맛이 난다”고 덧붙였다.

 
▲ 명동 노점에서 파는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모여든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 1위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4시 이후 롯데백화점 면세점을 방문해봤는데, 금한령 이후 썰렁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유커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11층에 있는 화장품 코너의 경우 설화수, 마몽드 등 유커들에게 인기있는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 코너에서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면세점 직원은 “최근 한 달 사이에 부쩍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면서 “확실히 최근 몇 주 사이에 분위기가 바뀌었고, 업무가 다시 예전처럼 바빠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여전히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이 많은 물량을 구매하지만, 지금은 개별 관광객인 싼커들도 다시 눈에 띄는 등 사드로 사라진 중국인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드로 인해 휴직에 들어간 여행사 직원들이 다시 돌아오는 등 관련 업계에서 단체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분주하다”면서 “특히, 오는 11일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사드에 따른 한·중 갈등 완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광군제를 겨냥해 유통업계와 여행업계는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돌아온 유커’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에 모처럼 몰려든 중국인들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