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Global-Autonews.com

당신이 당신의 차를 좋아한다면, 도요타는 당신의 차도 당신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회사가 인공지능 프로젝트 ‘유이’(愛i)를 개발하는 데 담긴 근본적 생각이다. 유이는 당신의 기분을 알아챌 뿐 아니라 당신이 졸리거나 산만해져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 당신에게 한껏 수다를 떨어 졸음을 쫒아주기도 하는 자동차에 탑재된 가상 비서다.

지난 주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도요타의 동영상에는 바닷가 절벽에 앉은 한 여성이 자신의 자동차와 자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인공지능 유이: (남성 바리톤 목소리로) 훌륭하신 아버님을 두셨습니다.
여성: 너도 꼭 우리 아버지 같아

사실, 세계 제2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자율주행차에 관한 한, 그리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웨이모 같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들 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나 자동차가 당신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도요타 뿐이 아니다. 일본 라이벌 혼다, 그리고 미국의 아마존이나 애플도 차에 탑재시키는 인공지능 비서를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혼다 자동타도 이번 모터 쇼에서 운전자의 기분과 스트레스 정도를 감지할 수 있는 ‘하나’(Hana)라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컨셉 카를 선보였다.

혼다의 대변인은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수퍼 지능’을 생각하며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터미네이터 같은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확실히 모터쇼에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들이 조만간 실제 도로 상에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도요타는 당장 2020년에 인공 지능 유이가 탑재된 자동차를 일본 도로 상에서 시험 주행할 계획이다.

자율주행모드에서는 시트가 뒤로 젖혀지고 당신의 호흡을 느리게 하며 온 몸이 차분해지도록 뒤에서 안마까지 해 준다.

전시장에서 유이가 탑재된 좌석에 실제 앉아 본 20세 여대성 유키 미나미는 “자동차에게 말을 걸어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안마 기능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유이는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에서 첫 선을 보였다. 유이는 여러 종류의 컨셉카에 탑재돼 각각의 자동차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제로 보여주었다.

▲ 출처= Global-Autonews.com

한 가지 잠재적인 문제는 시스템이 요구하는 정보의 양과 그 정보가 얼마나 안전한지에 관한 것이다.

도요타는 유이가, 소셜 미디어 계정의 접속이 공유되는 친구나 가족처럼 대우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유이는 당신이 특정 밴드나 스포츠 팀에 열광하는지를 알기 위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모니터하고 싶어할 것이다. 또 당신이 어떤 뉴스를 듣고 행복하거나 슬퍼하는지를 알기 위해 당신이 보는 뉴스를 모니터할 것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팀이 플레이 오프에서 탈락했는가, 좋아하는 가수가 새 노래를 출시했는가 등등.

당신의 습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자동차는 당신이 하고있는 것일 대해 학습에 근거한 추측을 할 수 있다.

유이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동차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접근 방식에 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반영한다.

56세의 웹디자이너 다카하시 마노부는 "아톰(Astro Boy)이나 여러 로봇과 같은, 어린 시절의 인기 로봇 캐릭터가 많이 보아 온 일본인들은 특히 인공지능이 있는 자동차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기계에 수 많은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우 유용할 것 같지만 무섭기도 하군요."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인 엘런 머스크는 인공지능을 영화에 나오는 로봇을 연상케 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잠재적 위협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사람들이 자동차와 인간 같은 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닛산 자동차와 르노 SA에서 연구를 총괄하는 아사미 다카오는 "나는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닛산은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른 자동차와 기타 장애물 식별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모터쇼에 참관한 사람들 중에는, 사람의 말을 항상 듣고 녹음하는 자동차에 대해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톱’의 팬인 타카하시와 달리, 54세의 회사원인 그의 부인 타카하시 야스코는 "나는 사생할을 중시한다. 이런 차를 별로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하고 대화할 게 아니라, 자동차들끼리 서로 대화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