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서온 기자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갭투자’가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와 신도림 인근 아파트들이 갭투자의 성지로 불리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갭(gap) 투자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입한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즉, 매수자는 구매하려는 집값과 전세금의 ‘차액’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매매가 6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셋값이 5억5000만원이라면 5000만원의 자금을 들여 집을 사는 것이다. 지역과 입지, 단지위치, 층수 등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부동산 시장에서 흔히 1장이라고 표현) 정도를 필요로 한다.

갭투자는 주로 전세 수요가 많고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성행한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층들의 유입이 꾸준해 집값 하락의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자료(지난달 18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의 전세가율 평균은 74.4%다. 각 지역별 전세가율은 ▲수도권 74% ▲5대광역시 74.4% ▲도지역 75.8%로 집계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시의 경우 ▲서대문구(80%) ▲성북구(78.7%) ▲관악구(78.1%) ▲구로구(77.7%) ▲성동구(77.1%) ▲동작구(76.1%) ▲금천구(75.6%) ▲중랑구(75.5%)로 수도권 평균(74%)을 웃돌았다.

구로구 신도림동 M부동산 관계자는 “구로구의 경우 직주근접 지역인 동시에 소형 아파트들이 많아 오래전부터 갭 투자 수요가 많은 곳”이라면서 “강남 중심권은 전세가율도 60% 중후반대에 불과하지만 매매가 자체가 워낙 높은데다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자본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갭투자 수요가 덜하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구로나 신도림은 노후 주택이 많고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서울에서도 비교적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면서 “그만큼 시세의 오름폭이 크지 않지만 갭투자 시 투자금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권 이사는 “또 입지적으로 보면 수도권 서남부에서 중심지라고도 볼 수 있어 주택 수요도 풍부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신도림대림1,2차(1999년 11월 입주)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매매가 5억7000만원대에 전세가 4억8000만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9000만원가량 나고 있다. 신도림태영타운(2000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59㎡의 경우 4억8000만원대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전세는 4억원대에 나와 있어 약 8000만원 차이를 보이며, 구로동 삼성래미안(2004년 5월 입주)은 전용면적 58㎡이 매매가 4억3000만원대, 전세가 3억8000만원대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가 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신도림동 디큐브시티(2011년 7월 입주) 전용면적 59㎡는 매매가 5억8000만원대, 전세가 5억3000만원대로 구로동 삼성래미안과 비슷한 수준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권이사는 “구로구나 신도림 지역은 큰 기복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향후 주택정비나 철도차량기지 이전 등 개발사업 진행 속도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상승 여력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