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조원으로 평가받는 CJ헬스케어의 매각설에 제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 중 2~3곳이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조원의 시가총액을 부담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CJ헬스케어의 지분매각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상장보단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다.

CJ제일제당은 최근 CJ헬스케어의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지난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며 제약사업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2006년에는 한일약품을 인수한 후 2014년 제약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CJ헬스케어를 설립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5208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약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수준이다.

꾸준히 매출액이 상승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을 신약개발에 집중해야 매출을 낼 수 있고 정부의 규제가 타 산업에 비해 까다롭고 불법 리베이트 등 신경써야할 것이 많아 기업의 역량을 엔터테인먼트, 유통, 식품 등에 집중하는 것이 나아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1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매각한다면 CJ헬스케어의 매각가는 이를 훨씬 웃돌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거나 모험을 할 제약사가 존재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수의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CJ헬스케어가 시중에 내놓은 제품은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화학약품이다. 흐름에 발 맞추기 위해 CJ헬스케어는 올해 초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만들고 뉴라클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벤처에 투자했다. 또 일본 쿄와하쿄기린의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인 2세대 단백질 빈혈치료제(EPO) 'CJ-40001'은 임상3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방’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CJ헬스케어는 보유한 의약품이 다양하고 꾸준히 매출액도 상승하고 있어 안정적이지만 새로운 유형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벤처와 같은 특징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상장 유망 바이오벤처는 매출액이 몇 백 억원에 머물러도 혁신 치료제의 영향으로 단숨에 시가총액이 ‘조’단위가 된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가 CJ헬스케어를 매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인베스트 조선>은 글로벌 사모펀드의 매수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중 KKR, TPG, 칼라일, CVC, 베인캐피탈, 어피니티, MBK파트너스 등이 후보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