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 전망이 낙관적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올해 3분기 역시  전분기에 이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실적발표 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흑자 배경에는 친환경 선박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7일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841억원)에 비해 71.9% 감소한 2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2조7778억원)보다 37.9% 하락한 1조751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3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81.8%(지난해 1286억원) 감소한 234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누계 실적을 기준으로는 1~3분기(1~9월) 매출이 19.2% 감소한 6조488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717억원, 누적 당기순이익도 1048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삼성중공업이 5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일부 도크 가동 중단 등 건조물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1181억원)에 비해 20.8% 감소한 935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수치지만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5조2345억원)과 비교해 27.3% 감소한 3조8044억원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970억원으로 2.1%(지난해 1930억원) 증가했다.

8일 공시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앞서 두 조선사와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2조6989억원의 매출과 12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6%, 전분기 대비 21.9% 감소한 규모다. 

친환경 선박이 탈출구

현재 국내 3사 수주실적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지난달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국가별 수주실적에서 한국은 146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클락슨이 집계한 한국의 수주실적은 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삼성중공업 6척·대우조선해양 5척),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10척(현대중공업),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5척(대우조선) 등 총 26척이다. 이어 중국이 89만CGT(21척), 일본이 26만CGT(12척)로 2,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9월까지 누적 전 세계 발주량도 1593만 CGT(573척)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979만 CGT, 438척)보다 63% 늘었다.

이들이 수주한 선박을 보면 하나같은 특징이 있다. 바로 친환경 선박이라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유조선 2척을 수주한데 이어, 9월 수주한 초대형유조선 5척에는 스크러버(탈황장치)가 장착 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이 9월과 10월 수주한 15척의 배는 LNG로 추진이 가능한 초대형광석운반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초대형컨테이너선에도 스크러버 등 친환경 옵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모두 친환경 선박을 수주한 것은 유엔의 해운 전문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에 황산화물 규제 발효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IMO는 2020년부터 전 세계에서 선박 배기가스 내 황산화물 기준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할 예정이다. IMO 규제로 인해 선사들은 2020년 까지 ▲선박 연료를 저유황유로 교체 ▲기존 선박에 탈황장치 설치 ▲친환경 LNG 추진선으로 선박 교체를 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규제는 오히려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에서 반기고 있다. 친환경 선박이 늘어남에 따라 수주량이 증가하여 업계 침체기를 극복해 낼 반환점으로 보고있다. 

국내의 경우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는 대형 조선업계와 연착륙을 도모하고 있는 해운업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LNG 추진 선박 기술은 아직까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앞서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추진 광석운반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를 마치고 미국에 납품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는 터닝포인트"라면서 "2018년 하반기까지 수주절벽을 극복해 내면 전 세계 해운사들로부터 LNG 추진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해운업계는 대당 평균 설치비용 70~80억억원에 이르는 스크러버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지출이 불가피하다. 다만 친환경 규제로인해 신규 LNG 추진선박 발주나 임대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늘어나는 데…영업이익 지난해 보다 감소, 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살아나고는 있으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감소한 것은 업계 특성에 있다. 조선업체가 수주를 받은 이후 배를 설계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사실상 도크에 일감이 채워지는 것은 내년 중순에나 가능한 일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일감이 들어오지 않아 업계는 찬바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다만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청신호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업계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 예정인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 수주 잔고가 줄어들면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수주로 인해 선반영한 비용에 따라 이익기조는 유지돼 영업이익 흑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소조선사들은 당장 일감이 없는데다 추가 수주 소식역시 없어 난감해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7월 1년 7개월 만에 원유 운반선 5척을 수주했으나, 현재 일감이 없을뿐더러 추가 수주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4월 수주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건조를 시작했지만, 올해 수주한 11척 가운데 7척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지 못했다. STX는 선사와의 협의를 통해 마감시한을 이달 23일로 늦췄지만, 추가 연장은 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했다. 그때까지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계약은 최종 무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