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로슈사의 흑색종 치료제 ‘젤보라프(베무라페닙)’가 6일(현지시간) FDA로부터 희귀 혈액암 적응증을 받았다. FDA가 성인 에드하임-체스트병(ECD: Erdheim-Chester Disease) 환자들에게도 ‘젤보라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

▲ 출처=한국로슈 홈페이지

에드하임-체스터병은 조직구라 불리는 일부 백혈구에서 비정상적인 증식이 나타나는 희귀 중증 혈액질환의 일종이다. 에드하임-체스트병 환자들은 백혈구의 일종인 조직구(組織球)가 과다하게 생성됨에 따라 종양이 심장, 폐, 뇌 및 기타 체내의 각종 기관 및 조직에 침투하게 된다. 주로 근골격계 이외의 장기침범 정도에 따라 예후가 좌우되나, 평균 생존기간은 32개월로 좋지 않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부전, 폐경화, 신부전등이 진단된 후 6개월 이내에 36%, 3년내에 50% 정도가 사망한다. 현재까지 에드하임-체스터병 치료제는 부재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단 600-700명 가량만이 에드하임-체스터병을 앓고 있으며 이 중 54% 가량이 BRAF V600 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젤보라프’는 BRAF V600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성인 에드하임 체스트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젤보라프는 암 세포가 BRAF V600 변이를 가진 피부 멜라닌종이라는 피부암 치료제로 이미 승인을 받았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혈액제‧항암제관리국의 리차드 파즈더 국장 직무대행은 “BRAF V600E 변이가 잠복돼 있는 흑생종 환자 치료제로 처음 허가받은 ‘젤보라프’를 아직까지 승인받은 치료제가 부재한 희귀암 치료제로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슈의 산드라 호닝 최고 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부문 대표는 “에드하임 체스트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허가받은 치료제가 처음으로 공급될 수 있게 됐다”면서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높은 환자들에게 ‘젤보라프’가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젤보라프’는 전이성 악성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지난 7월부터 급여가 적용됐다. 젤보라프정 240mg은 위험분담제를 통해 급여가 신설됐으며, 가격은 2만7200원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