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다. 좋은 것이 있으면 꼭 그것을 얻기 위해 잃어버리는 것이 있으니.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은 살로 남아 빼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여행의 즐거움은 팍팍한 현실로 돌아올 때의 아쉬움을 남긴다.

바쁜 현실 때문에 주문과 배송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이 편의성 측면에서 많은 혜택을 준다. 많은 구색과 혜택을 주는 오픈 마켓의 온라인 주문이 늘어나면서 편리하게 좋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점도 많아졌으나 다른 불편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픈 마켓의 특성상 다양한 판매자에게서 상품이 오다 보니 택배 상자는 물론이고 안전 포장을 위한 일명 뽁뽁이가 엄청나게 늘어 상당한 양의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이기는 하나, 온라인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증가량이 쓰레기 처리 설비의 구축 속도를 넘어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냉장, 냉동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콜드 체인도 발달해 스티로폼 및 배송 중 온도 유지를 위한 보냉재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간편식의 성장이 눈부신데, 보관 기관이 길고 원 음식의 맛과 상태를 더 보관하기 좋은 냉동식품이 위주인 오픈 마켓에서는 냉장 식품보다 지속적으로 성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한 스티로폼과 보냉재의 양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어 이 또한 쓰레기의 부피를 엄청나게 늘리게 된다.

또한 택배 배송량의 증가로 인해 “택배 왔어요”라는 벨소리를 듣고 나가 보면 택배 기사는 이미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즉 증가한 물량의 빠른 처리를 위해 배송 중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 포장에 대한 니즈도 증가한다. 예를 들면 아기에게 먹일 분유가 찌그러지지 않게, 햄이나 참치 캔도 안전하게, 그리고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스파게티 소스도 크림, 토마토, 오일 등 다양한 맛이 한번에 묶여 잘 판매되는데 배송 중 깨질 우려가 있어 유리병 하나하나를 개별 포장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뽁뽁이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얼마 전 지나간 명절을 생각해보면, 선물은 주는 사람 입장에서 실제로 지불한 비용보다 훨씬 더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이 좋기 때문에,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물을 어떻게 보여주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즉 포장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과대 포장 규제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가득 채우기보다는 포장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명절이 지난 후의 재활용 분리 수거날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 뽁뽁이,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난다.

전담 배송 차량을 두고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할 때는 종이 상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조사가 납품하는 종이 상자를 고객 배송용으로도 재활용했다. 그런데 식품을 세제 등의 종이 상자를 사용해 배송하니 향과 위생 문제로 고객들의 불만이 있어 바구니로만 배송하는 서비스로 변경했다. 하지만 택배에서는 이 방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구조에서는 택배 종이 상자 수와 안전 포장 부자재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체적 측정기를 이용해 가장 적절한 종이 상자의 크기를 찾고, 뽁뽁이도 적정량을 사용하거나 공기가 많이 들어간 두꺼운 뽁뽁이로 공기를 뺀 후 실제 비닐의 양은 적게 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법들이 온라인의 경쟁력인 가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해야 하기에 해결이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