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회현동 본점. 사진=우리은행 제공

채용비리 논란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의 선임 절차가 시작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에 금융위원회 산하 예금보험공사 측 대표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정부 개입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낙하산, 관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임추위에 예보 소속 비상임 이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행장 인선을 위한 임추위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 초 진행된 이 행장 선임 과정에서 예보는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예보 소속 비상임 이사를 임추위에서 제외시킨 바 있다. 예보가 올 초의 결정을 뒤집고 행장 인선 과정에 개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행장 인선에 정부가 개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현재 5개 과점주주(IMM PE,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로 구성돼 있다. 사모펀드인 IMM PE가 6%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동양생명이 각각 4%의 지분을 나눠 가졌다.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18.52%를 보유해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임추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사주조합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내부출신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18.52%를 가진 최대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추위 참가는 추후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행장 최종 선임도 우리은행 주주총회가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정부 등과 논의해 결정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광구 은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우리은행 행장 업무는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 부문장이 위임해 맡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라면서 “임추위 구성은 다음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며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