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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주의 워치블랙북]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 폴 뉴먼 데이토나전설의 인물이 만들어낸 롤렉스 시계의 극적인 스토리
김태주 시계 전문 페이지 <블랙북> 운영자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1.06  15:38:53
   
▲ 폴 뉴먼과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ref.6239. 출처=핀터레스트

사람들이 손목시계에 매료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중문화, 혹은 유명인에 얽힌 이야기가 담긴 시계다. 35mm 필름으로 찍은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는 시계들은 누군가에겐 빅풋이나 네시를 찾는 것과 같은 전설로 여겨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5대 전설의 시계’로 불리는 피카소의 예거 르쿨트르, 존 레논의 파텍필립, 체 게바라의 롤렉스 GMT, 박정희의 파텍필립,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는 세상을 발칵 뒤집을만한 가치를 가진 시계로 불리며 많은 이들이 언젠가 우리 눈앞에 나타나주기만을 기다리는 시계다. 그러던 중 2017년 올해, ‘그’ 폴 뉴먼 데이토나가 세상에 등장했다. 11월 필립스 경매에 출품된 이 전설의 시계는 17,752,500달러. 무려 한화로 약 200억 원에 낙찰되었다. 돌연 나타난 이 전설의 시계는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가 되었다.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스티브 맥퀸의 5512 서브마리너, 에릭 클랩튼의 파텍필립 플래티넘 2499, 간디의 제니스 회중시계와 같이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인의 시계는 이름만으로도 시계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공개적으로 판매된 적도 없어 그저 세상에 다시 등장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유명인의 시계들은 모두가 그 존재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저녁의 거뜬한 안줏거리가 되곤 한다.

   
▲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넬 뉴먼의 사진, 폴 뉴먼 데이토나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올해 초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 전 세계 시계 커뮤니티가 뒤집어졌다. 폴 뉴먼의 딸인 넬 뉴먼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데이토나. 그것은 전설 속의 시계인 폴 뉴먼의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평소에 기부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넬 뉴먼의 공식 SNS에 이 시계가 등장한다는 것은 폴 뉴먼 데이토나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암시하는 일이기도 했다. 사진이 등장하자마자 이야기를 좋아하는 호사가들과 시계 마니아들은 일찍부터 '이 시계가 경매에 등장한다면?’이라는 주제로 매일 밤 이야기꽃을 피웠다. '10억은 넘을 거야.’, ‘10억은 무슨! 그 10배는 더 될 거다!’라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 후 약 1년 뒤, 이 시계는 약 200억에 낙찰된다.

 

유명 배우가 아닌 훌륭한 동네 이웃

   
▲ 1973년 케네스 필름 페스티벌에 아내 조안 우드워드와 함게 참석한 폴 뉴먼. 출처=게티이미지

폴 뉴먼은 도시적인 반항아의 이미지로 전 세계를 풍미했으며 말론 브란도, 제임스 딘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사람이었다. 그는 연기자로서의 모습 외에도 여러 얼굴을 갖고 있었다. 폴 뉴먼은 프랑스 ‘르 망 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한 레이서였으며 진보적 성향으로 60년대 FBI의 사찰 대상이었다. 또한 그는 ‘닉슨의 정적 명단’ 20명 중 19위에 오른 사람이기도 했다. (훗날 폴 뉴먼은 ‘닉슨의 정적 명단’ 포함이야말로 내가 이룬 최고의 업적’이라 말하기도 했다.) 유대인의 항쟁을 다룬 영화에 출연하며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에 평생 입국금지를 당했던 일화도 유명하며, 생전 많은 기부를 한 것으로도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 레이싱 대회 수상식에서 폴 뉴먼이 데이토나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뉴욕타임스

폴 뉴먼이 2008년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살던 웨스트포트 마을의 주민들은 배우가 아닌 ‘훌륭한 동네 이웃’으로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마을의 주요 건물에서는 그를 기리는 조기를 게양하기도 했을 정도니 그의 일대기가 단순한 화려함을 넘어선 가치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와인딩을 하면, 시간을 멋지게 알려줄 거야

   
▲ 1986년,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던 폴 뉴먼의 데이토나 착용 사진. 출처=핀터레스트

폴 뉴먼 데이토나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폴 뉴먼의 딸인 넬 뉴먼의 전 남자친구의 공이 컸다. 1980년대, 넬 뉴먼은 제임스 콕스라는 남성과 연애를 하고 있었다. 대통령 급의 인기를 구가했던 아버지의 명성이 너무나도 높았던 나머지 넬 뉴먼은 자신의 성을 감춘 채 연애를 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넬 뉴먼이 제임스 콕스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폴 뉴먼이라고 고백했을 때 제임스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넬 뉴먼은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그와 함께 코네티컷 주 웨스트 포트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의 집을 함께 방문했다.

집에서 제임스 콕스를 반겼던 것은 폴 뉴먼. 제임스 콕스는 세기 최대의 스타를 만나고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제임스가 폴 뉴먼과의 1:1 대화라는 예상치 못한 큰 행운 속에 놓여있을 때, 폴 뉴먼은 우연히 제임스에게 지금이 몇 시냐고 물었다. 젊은 나이였고, 형편이 좋지 않았던 제임스 콕스는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저는 시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폴 뉴먼은 자신이 차고 있던 시계를 건네며 “Here, here’s a watch. If you wind it, it tells pretty good time(자, 여기 시계가 있네. 자네가 와인딩을 하면 이것이 멋지게 시간을 알려줄 걸세.)”라고 말했다. 그렇게 제임스가 받은 것이 훗날 전설로 불리는 롤렉스 데이토나 폴 뉴먼 모델이다. 제임스는 폴 뉴먼에게 받은 시계를 90년대까지 착용했고, 이후 폴 뉴먼 데이토나의 가치에 대해 듣고 나서부터는 소중히 보관만 했다고 한다.

 

   
▲ 집 근처에서 찍힌 폴 뉴먼과 어린 넬 뉴먼. 출처=핀터레스트

폴 뉴먼이 세상을 뜬지 2년 뒤, 넬 뉴먼은 <Nell Newman Foundation>을 창립했고, 최근 이 재단의 재무담당자에게 Tom Peck이라는 유명한 콜렉터가 연락을 해 폴 뉴먼 데이토나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판매가 가능함을 알리게 된다. 넬 뉴먼은 제임스에게 아버지의 시계에 대한 행방을 묻기 위해 연락을 했고, 그렇게 넬 뉴먼과 제임스 콕스의 이름으로 전설 속의 시계 <폴 뉴먼 데이토나>가 필립스 경매를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폴 뉴먼 데이토나의 가치

   
▲ 롤렉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폴 뉴먼’ ref. 6239. 출처=필립스

롤렉스 모델 역사상 ‘누군가’의 시계로 통용되는 것은 폴 뉴먼 데이토나가 유일하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착용했던 모델들조차 레퍼런스 넘버로 불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보인 것이 폴 뉴먼 데이토나다. 같은 6239모델 중에서도 폴 뉴먼 형의 데이토나는 4배, 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렸다. 상태가 좋은 것은 이미 1억에 가까운 가격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것은 단지 '폴 뉴먼이 착용했던 것과 같은 모양'이기 때문이다.

 

   
▲ ‘나를 위해 안전운전하세요(Drive Carefully me)'라고 새겨져있는 폴 뉴먼 데이토나의 백 케이스. 출처=필립스

그러니 이번 필립스 경매에 등장한 '폴 뉴먼이 착용했던' 데이토나는 경매 출품이 공개된 이후 시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백 케이스에는 아내 조인 우드워드가 새긴 ‘나를 위해 안전운전하세요(Drive Carefully me)’라는 사랑스러운 당부까지 적혀 있었으니, 시계 마니아들이 어찌 안달 나지 않을 수 있었으랴.

불과 한 달 전인 2017년 10월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손목시계는 파텍필립의 1518스텔 모델로, 그 가격은 130억 원이었다. 폴 뉴먼 데이토나의 경매가 시작되기 전, 필립스 측에서는 경매가를 약 1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에 마니아들은 “10억 원이 뭐냐, 100억 원은 될 것이다.”라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10월 27일, 필립스의 경매 결과가 발표되며 전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의 가격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가격인 200억 원에 폴 뉴먼 데이토나가 낙찰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 세상에서 가장 비쌌던 130억 원의 손목시계가 세계 1위의 워치메이커 브랜드인 파텍필립의 시계였음을 감안하면 ‘과연 롤렉스’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롤렉스, 영원한 시계업계의 왕관

   
▲ 1993년에서 2013년 사이 폴 뉴먼 데이토나의 가격 변동 추이. 출처=호딩키

롤렉스의 영원한 가치가 이번 필립스 경매를 통해 입증되며 현재 폴 뉴먼 데이토나와 같은 6293모델의 가격이 하늘을 뚫고 치솟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사채로 돈을 대출받아 폴 뉴먼 데이토나를 사도 이자보다 가격 오르는 속도가 높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롤렉스=재태크’라는 공식은 이후로도 깨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후 어떤 시계가 200억 원이라는 가격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아마도 체 게바라가 체포될 당시 착용하고 있었다는 롤렉스 GMT 모델이나, 존 레논이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던 파텍필립 정도 되는 <전설급>의 시계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가격을 떠나 새로운 전설을 만나는 일 자체가 시계 마니아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소중한 이벤트이기에, 5대 전설 시계 중 하나를 만난 2017년은 전 세계 시계 마니아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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