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에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경제 역시 회복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6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 통상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에 앞선 신호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리 조정에 앞서 소수의견을 통해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금융완화 정도를 축소할 여건이 성숙했다”고 평가하며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냈다.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올릴 듯"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확신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플러스로 전환돼,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GDP 갭이란 실제GDP와 잠재GDP 간의 차이로, 잠재GDP는 통상 물가 상승 압력이 유발하지 않는 수준의 GDP를 의미한다. 이 때 실제GDP가 잠재GDP를 웃돌아 플러스가 되면 경기가 과열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이 가속화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과도한 물가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에 과거 기준금리 인상은 대부분 GDP갭률이 플러스 상태에서 이뤄졌다.

▲ GDP갭률과 기준금리 추이. 출처=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한국은행, 산업은행

현행 기준금리도 적정금리 수준보다 낮게 설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KDB기준금리 모형에 따른 3분기 적정 기준금리는 1.43%로 현재 기준금리인 1.2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일시적인 전기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적정금리는 1.36%로 추정돼, 현 기준금리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 KDB금리모형에 따른 기준금리와 적정기준금리. 출처=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한국은행, 산업은행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금통위가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데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 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맞춰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상 폭 크지 않고 기간도 길지 않을 듯"

다만 금리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 기간 역시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 사례를 보면, 중앙은행은 과도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있거나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지표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기 회복이 불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 호조는 금리보다는 산업이 이끌고 있다. 반면 빈약한 내수와 대규모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금리에 매우 민감한 영역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기준금리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인상 기간 역시 길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를 조금 올리고 시장의 움직임을 관망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올해처럼 주식시장이 양호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상은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18년 국내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물가가 안정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 중 시작돼 연간 한 두 차례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월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다음 금리인상 시점은 2018년 초보다는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 경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고,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 취약차주의 부실화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며 3월 한은 총재 임기 만료, 6월 지방선거 등 변수가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