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8이 3일 국내에 출시됐지만 전날부터 내린 가을비처럼 축축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이폰 출시 행사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줄서기 행사를 아예 열지 않았고 KT만 비슷한 행사를 했으나, 이 마저도 의례적이고 차분하게 이뤄졌다.

국내 통신3사는 최근부터 아이폰 줄 서기 행사를 축소하거나 아예 열지 않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명동역 근처 카페 루푸트 커피에서 개통행사를 열었다. 줄 서기 행사는 하지 않았고 문화가 있는 개통행사로 열렸다. 아이폰으로 촬영된 사진 작품을 감상하면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아이폰8을 개통하는 콘셉이다.

▲ LG유플러스 출시 행사. 출처=LG유플러스

SK텔레콤은 개통행사에 초청된 아이폰8 사전예약 고객에게 애플 에어팟(Air Pods)과 스타벅스 상품권(5만원권), 텀블러 등을 선물했으며 광고 모델 설인아 씨가 등장해 사전예약 고객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LG유플러스도 차분했다. 강남 직영점에서 개통행사를 열었으나 줄 서기 행사는 없었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소개하는 자리만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8 출시를 기념해 지난 10월23일부터 29일까지 SNS에서 진행된 애플 제품 사용기 공모전 ‘LG유플러스 아이폰 팬심 이벤트’ 참여 고객 중 선정된 8명을 출시 행사에 초청했다.

▲ SK텔레콤 출시 행사. 출처=SK텔레콤

무약정 고객을 위한 파격 혜택 ‘데이터 2배 무약정 프로그램’을 통신사 최초로 출시한 점과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 파손 보험료 무료 지원 프로모션 등이 소개됐다.

그나마 KT가 줄 서기 행사를 했으나 참석자는 소수에 그쳤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KT가 사전에 초청한 100명의 고객이 광화문 KT 스퀘어에 모습을 드러냈다. 1호 가입자는 이규민(27세, 서울 강동)씨며 66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현재 KT 아이폰5S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하고 강력한 칩, 손쉬운 무선충전 기능을 갖춘데다 홈 버튼이 장착된 마지막 단말인 아이폰8을 기다렸다"면서 "TV, 인터넷 모두 KT를 사용하고 있기에 결합 할인과 멤버십포인트 할인까지 더해 합리적 구매를 할 수 있어 KT에서 개통을 택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아이폰8 1호 KT 가입자 이규민 씨. 출처=KT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된 아이폰8 출시 행사는 2015년 아이폰6 출시 행사와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만든다. 2015년 10월 아이폰6S가 국내에 출시되었을 당시 엄청난 소동이 벌어질 정도로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KT는 오전 9시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1만대가 넘는 예약자를 받았으며 1만명 한정으로 기존 자사 가입자가 사고 싶은 아이폰의 모델명, 용량, 색상 정도를 입력해 '##5656'로 문자를 보내면 바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도 2초 만에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SK텔레콤도 오전 9시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해 30분 만에 1∼2차 판매를 완료했다. 정식 출시현장도 북새통을 이루며 LG유플러스는 한 때 통신망 접속이 마비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번에는 예약판매도 평범하게 지나갔고, 현장출시도 큰 소란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물론 아이폰X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에 아이폰8가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일단 아이폰8의 국내 인기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