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재단의 부실사업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코노믹리뷰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청년희망재단 주요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청년희망재단이 올해까지 진행중인 온리원 열린채용 사업의 경우 취업률이 고작 7.8%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청년희망재단의 '온리원열린채용사업' 사업개요. 출처=한정애의원실, 청년희망재단

국세청에 공시된 지난해 청년희망재단의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을 보면, 지난해 진행한 ‘온리원 열린채용 사업(이하 온리원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 6억1045만원이 투입돼 6416명의 청년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와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특전은 ▲서류전형절차 없이 지원 자격을 갖춘 청년 모두에게 1차 면접기회 제공 ▲면접자 모두에게 면접 피드백 제공 ▲취업 후 입사적응을 위한 사후 관리(3개월) 상담서비스 제공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중 실제 취업자 수는 767명에 그쳤다. 공시에 나와있는 수혜인원 6416명과는 무려 5649명의 차이가 난다. 청년희망재단은 청년구직자들에게 상담서비스 정도만을 제공한 후 취업자로 통계를 잡은 것이다.  

2016년부터 시작한 온리원사업을 통해 올해 10월까지 청년 지원자는 총 9815명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청년은 767명으로 취업률은 7.8%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취업자는 529명(재단 채용 8명 포함)이고, 올 들어 8월말까지 취업자 수는 238명이다. 올 들어 전년대비 반토막이 난 셈이다. 올해 말까지 280명 이상을 취업시켜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정이다.

▲ 2016년 온리원 열린채용 구인기업. 출처=한정애의원실, 청년희망재단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인턴직인 경우도 많았다. 2016년 이 사업으로 미래에셋증권에 21명이 취업에 성공했지만 모두 인턴직이다. 독일 기업인 티센크룹(ThyssenKrupp), 브로제(Brose Fahzeugteile), 베흐너 바우저(Werner Bauser), SEW유로드라이브(SEW-Eurodrive), 벡터인포매틱(Vector Informatik) 등 해외 기업에 총 9명이 취업했지만 역시 모두 인턴직이다. 재단측은 이들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턴이라도 일단 해외로 보낸 것만으로 구직을 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어서다. 

취업에 성공했다하더라도 이들이 어떤 직무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지, 업무환경은 어떤지 등 세부 내역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어느 기업으로 몇 명이 갔는지, 실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숫자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취업 후 입사적응을 위한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던 당초 사업개요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료를 제공한 한정애 의원실에 따르면 재단은 의원실의 사업 내역 요청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실의 김지은 비서관은 “지난해 청년희망재단은 의원실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고 ‘민간재단인데 왜 간섭하느냐’고 항의했다”면서 “올해도 사업명과 취업자 수 정도만 공개했을 뿐 사후처리는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5년 설립한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은 박희재 전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이 맡고 있다. 이사는 김동만, 박병원, 이영, 이우영, 이우일, 장의성 이사 등 총 7명이다. 이사진들은 학계, 재계, 노동계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직원은 18명이다.  

박 이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3년부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장도 함께 겸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취임 인사에서 “학계와 R&D 전략기획단장 등의 경험을 살려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도록 돕겠다”면서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에 혁신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