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이 회생절차를 졸업하고 빠르게 신용이 회복되고 있다. 특히 회생인가 이후 하림그룹에 편입되면서 정상화에 성공. 영업 흑자를 지속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IB) 업계도 팬오션의 주식에 대해 연일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 주가도 지난 31일 5420원보다 높은 6000원 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

해운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해운 시황 개선과 거래량 증가로 신용도가 높아져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법정관리 이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한다. 

◇ 시황 회복으로 벌크선 매출 상승세

팬오션은 컨테이너에 담지 않는 화물전용선인 벌크선 운임에 주력하고 있다. 팬오션은 벌크선 중심으로 정기선보다는 비정기선으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해운 시황이 중요하다.

메리츠종금에 따르면 최근 해운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해운지수(BDI)가 1122대 수준으로 오는 2019년까지 개선 국면에 있어 팬오션의 벌크선 매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치현 메리츠 종금 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BDI와 주가와의 상관관계가 높아 팬오션이 벌크 시황 개선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평가하기도 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벌크선 매출이 오르고 시황도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매출의 70~80%를 벌크선에서 벌어들이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법정관리 이후 해외 화주와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신용도도 회복되고 있다. 팬오션은 올해 2월 세계 최대 펄프·종이 생산 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Fibria)와 15년 이상의 운송계약을 체결해 오는 2019년 2월부터 7196억원의 매출이 신규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매출액 규모보다는 법정관리 이후 취소된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는 점에 주목된다”면서 “해외 화주들로부터 신뢰성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팬오션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들어가 운항에 일부 제약이 발생하자 화주와의 신뢰도가 악화됐지만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운항의 적시성을 지키려 노력했다”면서 “기존 화주와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신뢰도가 쌓였고, 이에 화주들도 계속 짐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 하림과 시너지 기대…“곡물사업 확대”

법정관리 이후 벌크선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한 팬오션은 신사업으로 곡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추성엽 팬오션 대표이사도 올해 초 글로벌 곡물회사 ‘카킬’을 롤모델로 삼겠다고 언급하면서 곡물 유통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하림에 인수되면서 사업 시너지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은 팬오션이 추진하는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통해 닭의 사료를 공급해 상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하림쪽에서 수급하고 있는 곡물 물량들이 있어 그 일부를 팬오션이 벌크로 나르고 있다”면서 “좋은 농작물 등을 먼저 확보하는 등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TX 그룹의 부실로 지난 2013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오션은 회생절차의 조기종결을 위해 인수·합병(M&A)를 추진했다. 이후 2015년 2월 하림그룹-JKL컨소시엄과 투자계약을 체결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됐다.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한 대금은 무려 1조79억5천만원이었으며 당시 투자 업계에서는 무리한 인수 아니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투자금의 2배 이상 지분가치가 상승한 효과를 보았고 팬오션 또한 지난해 부채비율이 68.78%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팬오션 관계자는 “현재 회생채무를 대부분 상환했고, 매 분기별 채권자들 대상으로 현금변제 이외에 유상증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대형 상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부문에서는 아직은 관망세”라면서 “법정관리 졸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적인 부분에 기반을 갖춰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