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솔론이 사실상 파산절차를 염두에 두고 마지막 회생 절차에 임하고 있다.

넥솔론은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폐지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27일 넥솔론의 폐지신청에 대해 11월 8일까지 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제출받는다고 공고했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사실상 회생가망성이 없는 경우라도 채권자의 의견이 있으면 재판부가 종합적으로 고려해 폐지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으나 회사가 회생절차를 원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자의 의견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파산법조계의 반응이다.

절차상 11월 8일까지 이해관계인들의 별다른 의견이 없으면 넥솔론의 회생절차는 최종 폐지되고 파산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넥솔론의 회생절차 폐지신청은 거듭된 M&A 실패와 자금난이 원인이다.

조수웅 넥솔론 노조위원장은 "이미 9월에 운영자금이 모두 바닥이 난 상태"라며 "더 이상 제품 생산이 가능하지 않고 직원들의 급여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청산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다시 회생절차 M&A를 진행하더라도 이 기간 동안 운영자금이 없어 넥솔론이 버티기 어렵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넥솔론 이우정 관리인은 사실상 파산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 관리인은 "중국시장이 장악하고 있는 산업환경도 부정적이고 인수자도 없는 상황에서 회생절차 진행에 대한 동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파산...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넥솔론이 파산할 경우 설비와 부지는 모두 파산관재인이 처분하게 된다. 회생절차에서 알려진 넥솔론의 청산가치는 약 1300억원이다.

넥솔론의 설비 등 자산에 관심이 있는 기업은 이 청산가치보다 적은 금액으로 파산관재인과 협상할 여지가 있다.

문제는 누가 넥솔론의 자산을 인수할 것이냐이다. 관련 업계과 넥솔론의 노조는 '한화큐셀' 정도를 손꼽고 있으나 역시 공급과잉의 태양광 산업 환경으로 인해 한화큐셀이 인수에 나설지 의문이다. 

현재 태양광 원자재는 중국이 시장의 80%을 점령하고 있다. 누구든 넥솔론을 인수하더라도 중국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넥솔론 관계자들은 "하지만 국내 태양광전지판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국산 생산라인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넥솔론은 여전히 인수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럽의 탄소배출증명요구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태양광 원재료에 비해 넥솔론의 생산방식이 친환경적이어서 유럽 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조 위원장은 "넥솔론의 파산이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에서 파산법원이 보다 효율적인 재산 매각 중개역할을 한다면 시장여건과 새 정부의 정책을 감안해 턴키로 넥솔론의 자산인수가 성사될 여지가 있다"며 "그 시점에서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를 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넥솔론은 4차례 회생절차 M&A를 시도했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번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