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 전문가 칼럼
[신용우의 비사(秘史) 속 정사(正史)를 찾아서] 광해와 <홍길동전>다시 만나고 싶은 역사 속의 인물-광해임금(2)
신용우 소설가 겸 칼럼니스트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1.11  18:54:17
   

우리가 이 시대에 광해임금을 다시 만나고 싶은 이유는 ‘광해임금의 백성사랑과 나라사랑의 정신이 그리워서’다.

필자가 장편소설 <혁명 율도국>에 소설의 형태를 빌려서 자세하게 서술한 바와 같이 광해임금은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사랑했던 왕이다. 임진왜란이라는 큰 전쟁에서 분조를 이끌고 전장에서 몸소 싸우며 체험한 결과를 통해서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을 몸으로 익히고 실천한 왕이었다. 그는 그 전쟁에서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깨우쳤다. 조정에서는 말끝마다 백성과 종묘사직을 위해서라던 양반․사대부들은 정작 전쟁이 나자 자기 몸 사리기에 급급한 이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나라로부터 이렇다 할 대접도 받지 못하고, 심하게 말하자면 양반․사대부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던 상민은 물론 노비들까지 의병에 가담하여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물론 당시 신분상황에 채 1할도 안 되는 양반 사대부들에 비해서 평민과 상민 노비들의 숫자가 우월하게 많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광해가 보기에는 단지 숫자놀음이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라면 승병들도 간과할 수가 없었다. 유학을 존중하면서 불교를 멀리하고 양반이 절에 드나드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던 시대인지라 불교가 천대받는 것이 분명하건만 유정, 휴정 같은 고승들은 물론이고 전국의 각 사찰에서 승려들이 자원하여 승병을 조직하고 전쟁터로 뛰어들었다. 사찰에서 갈고 닦은 무예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다. 국가의 통치이념인 충․효를 부르짖던 유학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다. 광해는 임진왜란을 통해서 자신이 정말 사랑하고 돌봐야 할 백성이 도대체 누구인지를 깨달은 것이다.

자신이 왕손임에도 불구하고 서자라는 이유로 세자로 책봉되는 데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은 경험도 있는지라 신분이라는 것이 아무데에도 쓸모없는 가장 하찮은 것임을 스스로 체험한 것이다. 양반․사대부가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던 신분제도가 도대체 백성들에게 왜 필요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적자인 영창대군을 세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움직임이나, 왕이 되어서도 겪어야 했던 적자 즉위론 때문에라도 광해임금은 신분제도라는 것에 대해 혐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그의 경험과 사상들은 허균의 <홍길동전>을 만나면서 한 발자국 더 진보하게 된다. 허균 자신은 분명한 적자이고 양반․사대부가문의 출신으로 중앙 관직에 진출해 있으면서도, 신분제도라는 것이 하릴없는 것이고 장작 백성들이 살기 좋은 이상향 국가를 건설하는 것은 양반가문의 서자 출신이지만 능력 있는 홍길동이라는 것을 거침없이 써내려간 인물이었다. 그것도 과거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조카와 조카사위를 합격시켰다는 누명을 쓰고 전라도 익산 함열에 유배되어서 그런 소설을 쓴 것이다. 보통사람 같으면 북향재배하면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하며 자신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 왕에게 전달되기만 학수고대하고 있을 터인데 허균은 그러기는커녕 유배지에서조차 자신의 주장을 떳떳하게 글로 써 내려간 것이다.

광해임금은 그런 허균의 사상이 평소 그의 행동과 연결해 볼 때 단순히 소설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사상을 펼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균이 <홍길동전>을 펴내고 나자 곧바로 유배를 풀고 그에게 진주사로 명나라에 다녀올 것을 명한 것이다. 이것은 광해임금이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던 사상을 허균이 펼쳐주었기에 그를 중용한 것이지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홍길동전>을 펴낸 자체가 역모라고 몰아붙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홍길동전>을 펴내자마자 허균을 유배에서 풀어 주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광해임금이 양반․사대부들의 횡포아래에서 고생하는 백성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진정으로 백성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비록 허균이 쓴 글이 실제가 아니라 소설이었지만 광해 임금은 소설에서처럼 백성들이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이 있다면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꿈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백성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허균이 역모를 주동했다는 이유로 능지처참을 당한 것이 단지 모함이 아니라, 진짜로 역모 이상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며, 그것은 허균 혼자서 준비한 것이 아니라 광해의 지원 아래 펼쳐진 일이라는 추측을 낳게 하는 것이다.

[태그 관련기사]

[태그]

#

[관련기사]

신용우 소설가 겸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여백
여백
지식동영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회사소개채용정보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인터넷신문위원회 바로가기 YOU TUBE  |  경제M  |  PLAY G  |  ER TV  |  ZZIM
RSS HOME 버튼 뒤로가기 버튼 위로가기 버튼
이코노믹리뷰 로고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4 10F (운니동, 가든타워)  |  대표전화 : 02-6321-3000  |  팩스 02-6321-3001  |  기사문의 : 02-6321-3021  |  광고문의 02-6321-3012
등록번호 : 서울,아03560  |  등록일자 : 2015년 2월 2일  |  발행인 : 임관호  |  편집인 : 주태산  |  편집국장 : 문주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진혁
Copyright © 2017 이코노믹리뷰.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