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했다고 29일 밝혔다. 네이버의 투자 유치로 우아한형제들의 누적 투자금액은 총 1463억 원으로 늘었다
신주 인수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 투자를 통해 푸드테크 분야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음성인식 비서 기능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과 자율주행 로봇 기술 등 미래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강화하는데 집중적으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클로바를 통해 웨이브 스피커를 출시한 네이버와 기술기반 플랫폼 접점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세계적인 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 유럽)을 인수하고 프랑스 하이엔드 음향기술 기업 ‘드비알레’에 투자하는 등 국내외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며 인공지능,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와 같은 미래 기술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지난 해부터 네이버의 ‘아미카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양사 간 음식 주문 및 배달 관련 분야 협력 작업을 꾸준히 진척해 왔다.
네이버의 기술기반 플랫폼 전략에 배달의민족이 적극적으로 합류, 일종의 푸드테크 생태계 외연 확장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두 회사가 소상공인 상생의 키워드를 내세우는 점도 인상적이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등을 가동하며 스몰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골목상권 침해의 주범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배달의민족도 골목상권 파괴 지적을 받고 있지만, 두 회사의 연결고리가 강해지며 자연스럽게 상생의 키워드가 두각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네이버에서도 음식점과 연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만큼, 배달의민족과의 협력을 통해 추후 자영업자 분들이 추가적인 부담 없이 사업에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와 배달의민족은 지난 9월 ‘네이버 파트너스퀘어X배민아카데미 부산 지역 특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함께 합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데, 내년부터는 한층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복귀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사재 100억원을 기부하는 한편, 기부금 일부를 소상공인 상생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 네이버 대표에서 물러난 김상헌 씨가 이번 투자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네이버에서 장기간 대표직을 수행했던 김 전 대표는 현재 네이버 경영고문이자 우아한형제들 사외이사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