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코나·G70 등이 판매 실적 호조를 나타내면서 내수 판매에 새로운 불씨를 살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판매 부진도 극복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신차효과가 내년 중반부터 영업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대차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올 들어 코나·G70 등 신차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출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2761대를 넘어섰다. 특히 코나의 9월 판매량은 5386대로 소형 SUV시장의 강자였단 쌍용차 티볼리(5097대)보다 289대 앞섰다. 코나는 출시 2개월 만에 지난 3년간 소형 SUV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하던 티볼리를 앞지른 것이다.

현대차가 소형 SUV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은 2010년 48만5000여대 규모에서 지난해 463만7000여대로 6년 만에 무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5.6%로 모든 차급을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성공적 판매를 시작한 코나를 올 연말 해외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현대차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해외 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서 연내에 코나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수출되는 연말부터 코나의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라인 판매량도 눈여겨볼 만 하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말부터 판매가 시작된 G70이 386대 팔린 것은 물론, G80 2857대에 EQ900 1051대 등이 판매됐다.

특히 G70은 프리미엄 세단으론 이례적으로 계약 첫날에만 2100대를 돌파했고, 영업 일수 기준 7일 만에 총 누적 계약 3000여대를 돌파했다. G70 누적 계약 대수는 현대차의 연간목표(5000대)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 ‘그랜저 IG’도 판매량 호조세를 보여오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는 출시일 기준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10개월동안 총 10만4246대가 판매됐다. 그랜저는 지난 9월에만 1만1283대가 판매됐다. 판매 추이를 보면 지난 8월을 제외하고 매월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의 핵심 시장 영업실적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이머징마켓 판매 호조와 턴어라운드 효과는 긍정적일 것”이라면서 “특히 SUV 신규 라인업 구축, G70 등 고부가가치 신모델 출시 등 신차효과는 내년 중반부터 글로벌 영업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9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국내 판매(51만8671대)와 해외 판매(275만1835대)를 합해 327만506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7만9324대) 보다 6.0%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국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48만2663대) 보다 7.5%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299만6661대) 보다 8.2%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자동차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우선 해외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지역 다각화와 소형 SUV 신차 등 신차 출시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차세대 미래자동차 개발을 위한 R&D투자도 더욱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