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도수만 보고 마시던 저도주 시장은 끝났다"라며 저도주 시장 1위를 자신했다. 출처: 디아지오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 저도주는 1만여개 이상의 오크통에서 숙성된 위스키 원액 중 고품질 제품을 골라 블렌딩해 만든 제품이다. 가장 큰 차별점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도수만 보고 마시던 저도주 시장은 끝났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는 10월 24일 ‘더블유 시그니처 12(W SIGNATURE 12)’ 출시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최근 저도주 시장에서 연산·무연산 제품을 두고 논쟁이 오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번 신제품을 통해 저도주 시장의 연산표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길수 대표는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 스스로가 느끼는 스토리와 가치가 중요하며,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면서 “연산은 위스키의 신뢰도나 가치를 확인하는 데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위스키는 제조 시 사용된 원액의 숙성 연수에 따라 가치가 높아진다. 12년산 위스키는 최소 숙성기간이 12년, 무연산 위스키는 숙성기간이 3년 이상만 되면 어떤 원액도 사용할 수 있다.

연산 위스키의 경우 원액 가치에 따라 가격도 결정된다. 국내에서는 무연산과 연산을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해 논란이 있었고, 디아지오 측은 이와 같은 시장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도수만 보고 무턱대고 마시던 저도주 시장은 이제 끝났다”면서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전하는 제품으로 저도주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디아지오의 저도주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하면서 “저도주 시장에 있어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원액의 숙성연도를 포함해 명확한 정보들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오른쪽)와 배우 현빈이 ‘더블유 시그니처 12’ 출시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더블유 시그니처 12’는 마스터 블렌더인 더글라스 머레이, 크레이그 윌레스, 캐롤린 마틴이 함께 블렌딩한 제품으로 엄선된 12년산 이상의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사용해 특유의 풍미와 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마스터 블랜더 더글라스 머레이는 ‘더블유 시그니처 12’에 대해 “코로 맡는 향과 혀로 느끼는 맛, 목으로 느끼는 목 넘김 등 위스키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상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 디자인은 더욱 젊고 감각적으로 표현됐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저도주를 음용하는 가볍고 경쾌한 주류 소비 문화에 어울리도록, 병 디자인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면서 “세련된 다크그레이 컬러에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 모양의 디자인은 제품 고유의 3중의 부드러움이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디아지오 저도주 포트폴리오 완성… 페르노리카·골든블루 경쟁 가세

디아지오 코리아는 2005년 ‘더블유 아이스’를 시작으로 저도주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5년 11월에는 ‘더블유 레어’, 2016년 11월에는 ‘더블유 시그니처 17’을 선보이면서 저도주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저도주 시장에서 디아지오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에 0%에서 2015년 20%, 2016년 25%, 2017년 상반기 기준 28%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더블유 아이스’는 2017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8.6%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더블유 아이스’는 윈저 브랜드 고유의 정통성과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섬세한 부드러움이 더해져 탄생한 제품이다.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3개월 물량이 완판되어 항공운송을 동원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으며, 지난 7월 기준 출시 2년 6개월 만에 500만병 판매를 돌파하면서 국내 저도주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 166만9039상자로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117만2116상자)보다 41.2%나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76만7243박스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반면 전체 시장에서 저도 위스키가 차지하는 규모는 2014년 11%, 지난해 32.9%에서 올 6월 41.5%로 뛰었다. 판매량 역시 2014년 19만9714상자에서올해 25만9732상자로 30.05% 성장했다.

이처럼 주류문화의 변화로 인해 시장 판도가 바뀌자, 주류업계는 저도위스키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디아지오를 필두로 경쟁사들 역시 저도주 위스키 제품 출시에 가세하며, 관련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11월 스카치위스키를 바탕으로 한 알코올 35도의 저도주 ‘디-라이트 바이 임페리얼’ 출시를 예고했다. 이 제품은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35 바이 임페리얼’에 이은 두 번째 저도주로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위스키 원액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가볍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골든블루 역시 11월 ‘사피루스 리뉴얼’을 선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마스터블랜더 노먼 메디슨의 블렌딩을 통해 풍미와 부드러움을 더한 제품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위스키 시장의 대안으로 저도 위스키가 활로로 떠오른 만큼, 업계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더블유 시그니처 12. 출처: 디아지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