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주 씨가 올리브영에 입점된 애경의 히트제품 '샤워메이트'와 '2080후레쉬톡'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요즘 소비자들은 뻔한 것보다는 펀(FUN)한 제품에 열광한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의 토탈 바디케어 브랜드 샤워메이트에서 선보인 ‘에블바디 필링티슈’는 기존에 없었던 신개념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블바디 필링티슈’는 팔·발꿈치나 무릎의 거뭇한 각질과 등·가슴의 피지를 티슈 한 장으로 간편하게 제거해주는 제품이다. ‘이태리 타월’을 재현한 제품의 모양은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때가 아니다’라는 재치 있는 문구까지 더해져 2030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시 한 달 만에 16만장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고, 이는 일평균 약 5800장이 팔려나간 셈이다.

샤워메이트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수정 작업을 거쳐 올리브영 등 주요 H&B스토어에 입점을 성공시킨 애경의 ‘작은 영웅’으로 불리는 이가 있다. 애경산업 영업부문 유통본부 소속 김은주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H&B스토어 채널과의 긴밀한 협조로 기존에 전무했던 신규 브랜드를 처음으로 입점시키는 쾌거를 거둔 장본인이다. 또 과일에이드를 콘셉트로 출시된 ‘2080 후레쉬톡’을 올리브영에 단독 입점시켰으며, 이외에도 채널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진열디자인(VMD) 아이디어로 다양한 신제품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애경에서 ‘우먼 파워’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김은주 씨를 만나 숨겨진 노하우를 들어보기로 했다.

- 샤워메이트 입점을 성사시키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기존 유통채널 바디 카테고리에 없었던 ‘샤워메이트’ 브랜드를 입점시킨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당시 샤워메이트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올리브영 담당 MD와 미팅을 한 것이라, 제품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수정하는 기간 동안 완제품이 나와도 입점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또 샤워메이트 제품 자체가 각질 제거에 초점을 둔 것이라 여름 시즌에 더 호응이 좋을 텐데, 7월 말에나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 시기적으로도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없던 신개념 제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담당 MD와 상담을 지속했고, 최종 결과물이 재미있게 잘 나와 여름 시즌 막바지인 8월에 매장에 입점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제품에 대해 대기업에서 만들지 못할 것 같은 아주 독특하고 재밌는 제품이라고 인정받았을 때, 그리고 실제로 고객 호응이 좋아 정말 뿌듯했다.

- 매장에 제품을 잘 입점시키고 매출 역시 좋다. 노하우가 무엇인가

H&B스토어를 처음 맡고 입점시킨 제품이 ‘2080후레쉬톡치약’이다. 올리브영 단독 제품으로 론칭했는데,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고 장단점을 확실하게 인지시켜줬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

‘2080후레쉬톡치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명 용기에 개발돼 맛과 향, 디자인의 차별성을 둔 제품이다. ‘상큼한 과일에이드로 디저트를 한다’는 콘셉트라 H&B스토어의 주요 고객인 젊은 여성들의 눈에 띌 만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결과도 좋았다.

또 제품에 대한 MD의 요청사항이 있다면 이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눈 후 제품에 반영하고 약속은 꼭 지키는 등 가장 기본적인 신뢰 구축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평소에 직접 써본 제품이라 장단점을 확실하게 알기 때문에 MD를 만나서 협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시장 조사도 자주 하는 편이다.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며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요즘 H&B스토어나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아 어디서든 눈에 띄는데,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들어가서 물건을 둘러보는 게 일상이 됐다.

한 예로 편의점의 경우 소비자들은 대부분 소량 구입을 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샤워메이트 제품을 편의점에 입점시키기로 하고, 원래 1통에 5개씩 들어 있던 포장을 1장씩 낱개로 판매하기로 했다. 이런 소비자의 특성 등을 고려하는 작은 노력이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 담당 제품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MD 미팅을 처음으로 혼자서 갔다. 당시, 애경 제품은 물론 관련 산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MD의 날카롭고 섬세한 질문에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

이후 혼자 보고서 등을 찾아보면서 관련 공부는 물론 실제 애경 제품뿐 아니라 경쟁사 제품을 써보고 비교해보면서, 이제는 그 누구와 미팅을 해도 깊고 다양한 대화가 가능해졌다.

현재 샴푸와 바디케어 제품을 대략 10가지를 구비해놓고 사용한다. 향이나 사용감 등 비교를 위해서 시작한 것인데, 직접 쓰면서 장단점을 꼼꼼히 기록해두니 일에 도움이 많이 된다.

- 즐겁게 일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현재 동기 영업사원이 모두 남자다. 오히려 동기들은 화장품이나 바디 등 케어 제품에 관심이 여자들보다는 덜해서 일을 하는 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제품들인 데다 여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많이 듣는 이야기가 화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분명 나도 사람이고 힘들 때도 있다. 다만, 부정적인 감정 표출은 여행이나 운동을 통해서 풀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때는 항상 밝음을 유지할 수 있다. 주말에는 스피닝, 살사 등 다양한 운동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성향이 지금 업무와 잘 맞는다.

또 여자 영업사원으로서 기존의 영업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부드러움으로 다가가려고 하는 것도 나의 강점이다. 앞으로도 이런 점을 살려 일을 한다면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