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인 태양광 산업 확산을 위해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친환경이라는 메리트가 개인투자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 수익은 크게 전력시장가격에 연동된 SMP(계통한계가격, System Marginalized Price)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뜻하는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가격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100㎾(킬로와트) 규모 소형 발전소에 2억원가량을 투자했을 때 월 순수익은 200만원(연 12%)대로 예상된다. 물론 불확실성도 있다. 최근 들어 태양광 사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REC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액대출과 소액투자가 가능한 태양광 크라우드펀딩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 태양광 에너지 수익모델 구성(출처=KPMG)

태양광으로 돈 벌려면 신경 써야 하는 전력시장가격과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태양광 발전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신경 써야 한다. 우선 유가, 액화천연가스 가격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전력시장가격(이하 SMP)과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이하 REC) 가격이다. SMP는 한전이 발전 사업자로부터 전기를 살 때 매겨지는 가격이다. REC는 발전공기업을 비롯한 대형 발전사들이 매입해서 전기를 충당할 때 가격이 매겨진다. REC는 일반 시장에서도 사업자들끼리 거래가 가능하다.

올 초부터 정부는 ‘장기고정가격 구매제도’를 도입했다. 18개 대형 발전회사들이 의무적으로 REC를 사서 전력원을 충당하도록 하되 20년간 고정 가격으로 사게 하는 것이다. 과거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도입했던 것에 추가된 정부 지원책이다. 

▲ 100킬로와트 기준 태양광 발전 사업 투자 수익모델(제공=메가솔라)

2억 투자 시 수익률 연 12% 보장… 리스크도 만만찮아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100㎾ 규모 발전소 기준으로 2억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월 200만원 대의 수입이 보장된다. 태양광 건설과 컨설팅 전문 업체인 메가솔라 측은 “은행에서 1억원의 대출(대출이자 3% 기준, 농협경제지주 에너지사업부는 1.3%)을 받고 1억을 투자자가 직접 조달해 부담할 경우 연간 2100만~2200만원대(대출이자 제외 시)의 순수익이 창출된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차 수익 예측이다. 만약 사업자가 12년간 발전사업을 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뽑게 되면 연간 평균 수익률은 17%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태양광 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는 일각의 불안도 있다. 한 태양광업계 종사자는 “시중에서 거래되는 REC 가격이 2011년 대비 3분의 1 규모로 떨어졌다”면서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무조건 수익을 보장해주진 못할 듯하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REC 가격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기 자체가 넘쳐나게 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진 것이다.

김윤형 한국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는 2012년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폐지하면서 사업자 인센티브 개념으로 REC 가격에 가중치를 부여했다”면서 “그러나 REC 유통량이 급증하게 되면 인증서 가격이 떨어지면서 외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잠재 투자자들은 향후 태양광 발전 사업자 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촬영=천영준 기자)

최근에는 소액 투자 가능한 태양광 크라우드펀딩도 나와

소규모 투자로 10% 내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태양광 크라우드펀딩도 주목할 만하다. 2013년 미국에서 모자이크(Mosaic)라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관련 시장도 개척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인당 100달러를 부담해서 학교나 공공시설에 투자하는 모델로 꾸려졌다. 인도의 대표적인 서민들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딧 ‘그라민뱅크’가 ‘그라민 샥티’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태양광 주택 설비를 보급하기 위한 금융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루트에너지라는 기업이 대표적인 태양광 크라우드펀딩 회사다. 루트에너지는 지난 2013년 설립돼 4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업 기획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2개의 태양광 발전소 투자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감했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 모델은 7~10% 내외의 평균수익률을 내고 있어 저금리 시대의 수익 확보 수단으로도 요긴하다.

▲ 루트에너지가 성공시킨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인 양천햇빛발전소(제공=루트에너지)

태양광 소액대출, 5분 안에 마감

루트에너지의 프로젝트 중 포천벼락도끼햇빛발전소 건설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은 6분 만에 마감됐다. ‘태양광 열풍’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루트에너지의 윤태환 대표가 서울에너지공사와 합작으로 진행한 양천햇빛발전소는 55분 만에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양천햇빛발전소는 총 1억8000만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12개월 만기에 연 7.5~8%의 이자를 돌려주는 모델이다. 윤 대표는 “적은 돈이지만 이자율이 높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태양광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표는 “과거에는 자산가들이나 꿈꾸던 ‘태양광 재테크’가 지금은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기 위한 각종 시도 덕분에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금리우대도 있다. 포천벼락도끼햇빛발전소의 경우 포천 시민이 투자하면 연 0.5%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공사가 최소 발전량을 보증해 주고, 농협은행이 제3자 자금관리를 하는 등 투명한 운영체계를 명문화했다. 윤 대표는 “투명하지 않으면 온라인 금융을 이용하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1금융권도 태양광 투자에 관심

윤 대표는 “제1금융권이나 사모펀드 등도 대형 태양광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탈원전 대책을 세우면서 바이오매스·폐기물 중심의 재생에너지를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전환하게 돼 대형 투자자들의 참여 유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태환 대표는 “대형 투자자들은 보험의 커버 영역이나 태양광 패널 시 유지보수 조건 등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반신반의(半信半疑)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책적으로 태양광 사업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가 유입되기 더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