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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관 이야기] 한국 극장, 세계로 가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  |  expert@econovll.com  |  승인 2017.11.11  07:41:03

2017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반둥, 메단, 수라바야 지역에서는 어김없이 한-인니 영화제가 열렸다. <하루>, <형>, <암살>, <동주>, <명랑>, <인천상륙작전>, <군함도> 등 한국영화가 상영작에 이름을 올렸다. 특이하게도 이 영화제의 주최자는 다름 아닌 한국의 CJ CGV였다. 해외 극장업체로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CGV는 매년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한-인니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두 나라의 영화와 문화 교류를 위해서다. 현지인의 반응은 뜨거웠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한국 영화를 보면서 한국 문화, 나아가 한국이란 나라 자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우리는 흔히 문화상품이란 말을 쓴다. 영화는 문화이기도 하지만 상품이기도 하다. 그것도 굉장한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례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할리우드는 일찌감치 영화의 부가가치에 눈을 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미국만을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설정한다. 시장을 크게 보니 투자도 과감해진다. 영화 한 편에 투입되는 제작비,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비가 엄청나지만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각종 부대사업-이를테면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출시, 영화 테마파크 등-까지 합하면 영화를 통한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최근엔 시리즈물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하나의 캐릭터로 속편을 만들고, 여러 캐릭터를 조합해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 확실한 선순환 구조를 통해 할리우드는 지속 발전해가고 있다.

불행히도 다른 나라 영화산업은 아직 이런 구조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할리우드처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화를 배급할 수 있는 나라는 드물다. 한때 미국과 함께 영화시장에서 큰 자리를 차지했던 프랑스조차 할리우드와 비교상대가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영화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전 세계를 무대로 하기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일부 영화들이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 영화의 글로벌화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전히 한국영화의 시장은 우리나라 내부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다.

자국영화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여러 나라들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중요하게 등장하는 전략이 바로 플랫폼 확장이다. 예를 들어 영화를 틀 수 있는 플랫폼, 즉 극장이 늘어나면 영화 콘텐츠의 진출도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극장 업체가 지구촌 곳곳에 진출해 구석구석 우리 브랜드의 극장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를 늘린다면 어떨까? 필연적으로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활발히 글로벌 극장 확장을 꾀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완다는 미국의 2위 극장 체인 AMC와 2위 카마이크를 인수했다. 호주와 유럽 세계 곳곳의 극장 체인도 인수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No. 1 극장 체인으로 거듭났다.

우리나라에서는 CJ CGV가 선두 기업이다. 한국에서 쌓은 차별화된 서비스 노하우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벌써 해외 진출국을 6개로 늘렸고, 지금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극장을 갖고 있다. 진출의 시작은 중국이었다. 2006년 10월 상하이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하나씩 둘씩 극장을 늘려 나갔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나의 극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현지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순차적으로 극장을 늘려가는 방식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었다. 이후 인수 방식을 통해 속도를 높였다. 2011년 베트남 시장 1위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한 후 2014년 CGV로의 대대적인 브랜드 전환을 단행했다. 이어 2014년 인도네시아 극장 체인 ‘블리츠 메가플렉스’(Blitz Megaplex) 위탁 경영 후 지분 인수, 미얀마 대표 멀티플렉스 ‘정션 시네플렉스’(Junction Cineplex) 운영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6년에는 터키 최대 극장체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Mars Entertainment Group)’을 인수하면서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최근엔 러시아 진출까지 선언했다.

이렇게 우리 극장이 해외로 나가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한국의 선진화된 극장 문화를 이들 나라에 전파할 수 있었다. 최고의 극장 시설과 운영 노하우는 물론 4DX, 스크린X 등 우리만의 기술 기반 상영관까지 확대되며 새로운 영화관람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한국영화의 상영 횟수가 부쩍 늘어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이는 곧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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