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11월 둘째 주 정식판매 돌입 예정인 가운데  그 기능과 스펙은 물론 카카오미니의 활용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다양한 인터페이스의 중요한 핵심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 i가 담긴 카카오미니를 만나보자.

▲ 카카오미니.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음성인식율 좋다...카카오톡과 멜론 결합 눈길

카카오미니는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교해 작다. 가로 76.6mm, 세로 76.6mm, 높이는 110.2mm에 불과하며 무게는 390g이다. 사용전원은 12v/2A며 안드로이드 5.1.1 버전이다. 정가는 11만9000원이고 예약판매는 멜론 1년 이용권을 포함해 5만9000원에 판매됐다. 정식판매는 프로모션이 적용되어 정가보다 약간 낮은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디자인이 간편한데다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가 결합되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용 결과 카카오미니의 음성인식율은 상당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네이버의 웨이브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명령어 시작은 ‘헤이 카카오’다. 날씨와 뉴스, 소소한 콘텐츠 모두 정확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음악을 틀워줘”와 더불어 “음악 들려줄래?”나 “음악 듣고싶다” 등 말꼬리를 살짝 달리했으나 모두 인식에 성공했다.

▲ 카카오미니 상당.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러나 이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느끼기에 따라 인식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석도 있다. 명령내용이 복잡해지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확인됐다. “헤이 카카오, 이코노믹 편집국 카카오톡 전체창에서 새로운 카톡이 없어?”라고 물으니 인식을 못했다. 그리고 이유는 더 살펴야겠지만, “카카오미니의 가격이 얼마야?”라고 물으니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주가만 대답했다.

뉴스의 경우 연합뉴스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하고 있으며 팟빵과 SBS 등 일부 콘텐츠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카카오미니를 통해 ‘팟캐스트’라는 별도의 전제를 말하지 않고 바로 프로그램 제목을 말하면 바로 서비스한다.

실제로 “헤이 카카오, 팟캐스트에서 김생민의 영수증 틀어줘”라고 말해도 되지만, “헤이 카카오, 김생민의 영수증 틀어줘”해도 명령을 인지할 수 있다.

사투리는 알아듣지 못한다. 카카오미니에게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해보니 잘 알아듣지 못한다. 추후 카카오 i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반면 맥락파악도 상당하다. “헤이 카카오, 제주도 날씨가 어때?”라고 물으면 “오늘은 맑다”는 답이 나왔다면, “경상도는 어때?”라고 물어보면 바로 날씨 정보를 제공한다. 맥락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으로 보인다.

카카오톡과의 결합율이 상당히 높은 게 인상깊다. 카카오미니를 통해 “헤이 카카오, 내 카카오톡으로 내일 오후 7시 병원가라고 해줘”라고 말하면 카카오톡으로 “7시에 병원에 가라”는 메시지가 날아온다. 카카오미니를 구입하면 와이파이 연결을 시작하는데, 일종의 회원가입을 카카오톡으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지점도 간편한 사용자 경험으로 보인다. 물론 카카오미니와 특정 이용자의 카카오톡 연동을 일시적으로 해제할 수도 있다.

▲ 카카오미니 연동.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카오의 다른 파생 플랫폼 서비스와는 당장 연결되지 않는다. 아마존의 에코가 우버와 연결되는 등의 사용자 경험은 아직 카카오미니에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추후 카카오의 서비스를 연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카카오의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의 경쟁력이 연결된다. 카카오미니로 “헤이 카카오, 음악틀어줘”라고 명령하면 바로 멜론의 음악이 재생된다. 이를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헤이 카카오, 아이유 음악을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 줘”라고 명령을 하면 바로 친구의 카카오톡에 이용자가 보낸 멜론 미리듣기 서비스가 제공된다.

관련 명령어 중 재미있는 콘텐츠도 있다. 예를 들어 만화 슬램덩크의 명대사인 “농구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카카오미니는 “그래, 난 포기를 모르는 AI지”라고 받아친다. 또 영화 신세계의 대사 중 하나인 “살려는 드릴게”라고 말하면 “거, 준구형 장난이 심한거 아니요”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너 얼마니?”라고 물으니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라고 반문한다. 소스코드에 자신만의 장난을 삽입하는 괴짜 프로그래머의 감성이다.

▲ 카카오미니와 카카오톡 연동.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카오톡과 멜론이 핵심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이라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가지고 있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과 카카오미니를 연결하는 순간, 카카오톡의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도 이식되기 때문이다.

추후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등 다양한 온디맨드 사업이 카카오미니에 통합되면 카카오 i가 생각하는 인공지능 생태계는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

여기서 멜론은 일종의 콘텐츠 파워를 담당한다. 카카오미니에 적극적으로 녹아들어 카카오 인공지능 생태계를 넓히는 방향성을 보여주지만, 역으로 멜론의 가입자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미니.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결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카카오가, 인공지능을 동원해 자사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카카오미니라는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며, 필요하다면 온디맨드와 인공지능 등의 방식들을 다양한 인터페이스 수단으로만 밀어낼 수 있는 곳이다. 그 연장선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이라는 일차적인 현상에만 매몰되면 숲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카카오미니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멜론, 다양한 온디맨드 플랫폼 서비스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활용할 것인가. 이 대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