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가진 사람의 발에 문제가 생기는 ‘당뇨족’ 환자 100명 중 90명이 실명으로 이어지는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와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연구팀은 24일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당뇨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당뇨족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좌),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가운데),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우) 출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당뇨병이 환자에게 무섭고 지겨운 것은 병이 생기면 만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 만성 합병증이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말초 순환 장애로 눈 망막에 장애가 생겨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황반부(망막의 중심에 있는 시력의 중심부로서 대부분의 시세포가 밀집돼 있어 시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의 침범이 일어나면서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당뇨병성 족부병증’ 또한 대표 합병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는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당뇨병성 족부병증’의 증상 중 하나인 ‘발 궤양’을 앓는다. 그 중 1~3%는 다리 일부를 절단한다. 요즘 말로 하면 잘라내야 한다. 환자 본인이나 가족,주변 모든 사람에게 끔찍한 일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뇨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0명의 망막을 정밀 검진한 결과, 90명의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다. 또 55명의 환자에서는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나 당뇨족 환자에서 심각한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비증식 당뇨망막병증(좌), 증식 당뇨망막병증(우) 비교 출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누는데, 비증식성은 아직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아 증상이 덜 심한 증상이다. 증식성은 당뇨망막병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조기에 치료를 놓친 경우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신생혈관을 만들고, 이에 따라 유리체아 망막 앞 출혈이 생겨 시력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 당뇨환자의 경우 5%에서만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다.

당뇨족 환자의 경우에는 9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됐으며,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 간 연관성이 상당히 높고, 당뇨족 환자 중 신장기능이 감소할수록 당뇨망막병증 발생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일반 당뇨환자 내 당뇨망막병증 발생 비율은 5%인 반면, 당뇨족 환자 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발생 비율은 55%, 당뇨망막병증 발생 비율은 80%로 나타났다. 출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즉 당뇨족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대부분 동반되며, 특히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절반의 환자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당뇨환자 중에서도 특히 당뇨족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우세준 교수는 이코노믹비류에  “당뇨족과 당뇨망막병증 모두 당뇨의 합병증이기에 막연히 두 질환 간 관련성이 추정되어 왔을 뿐, 구체적인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족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되면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치료시기를 놓치기가 쉬운 탓에 치료가 까다로워지는 질환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치료 및 예방 연구를 본격 확대할 것”이라면서 “당뇨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당뇨병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