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사물인터뷰 - 그 물건과 은밀한 대화. 보네이도 VMH300 편

아무래도 타이밍을 잘못 잡은 듯하다. 보네이도. 익숙한 이름이다. 에어 서큘레이터(공기 순환기) 명가 아닌가. 여름에 냉방 효율을 높여준다는 그 물건. 반가운 마음도 잠시, 의구심이 들었다. ‘왜 하필 지금일까?’ 시원하다 못해 조금 추운 늦가을에 보네이도라니. 대화를 시작하고선 깨달았다. 내가 알던 보네이도가 아니란 것을. 마이크를 들이댔더니 그가 뜨거운 입김을 내뿜었다.

 

PLAY G – 왜 뜨거운 바람을? 혹시 고장 난 건 아닌지.

VMH300 – 안녕, 난 보네이도 VMH300. 공기순환히터야.

PLAY G – 내가 알던 보네이도 맞나? 대개 보네이도 출신은 여름에만 활동하잖아.

VMH300 – 그렇지 않아. 일단 보네이도 설명부터 더 해야겠군. 70년 역사를 지닌 에어 서큘레이터 브랜드지. 우린 항공기 제트 엔진과 프로펠러 공기역학기술에서 착안해 완성된 공기순환기야. 네가 알던 보네이도는 시원한 바람을 공간에 순환시키잖아? 난 따뜻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버전이지.

▲ 출처=보네이도

PLAY G – 무슨 원리지?

VMH300 – 쉽게 말하면, 공간에 있는 따뜻한 공기를 모아 고르게 퍼트리는 식이지. 보네이도만의 보텍스 에어플로우(VORTEX Airflow) 기술로 공기를 빔 형태 회오리바람으로 만들어 따뜻한 공기를 조용하고 빠르게 퍼트릴 수 있어.

PLAY G – 왜 공기를 퍼트리는 거지? 난 난로 앞에 있을 때나 전기장판 깔고 누워있을 때가 가장 따뜻하던데.

VMH300 – 생각해봐. 보일러를 틀어도 바닥만 뜨겁지 않아? 난로 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추워지고. 전기장판은 주변을 따뜻하게 해줄 수 없지. 공간에 균일하게 온기를 채워주지 못하는 거지. 난 다른 난방기구와 힘을 모아 일부분이 아닌 공간 전체를 포근하게 만들려고 노력해. 엄밀히 말해 온풍기는 아니지만 난방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공기를 순화시켜 돕는 역할!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혹시 희망온도 조절도 가능할까?

VMH300 – 응. 16도에서 32도까지 9단계로 조절 가능하지. 그 온도의 열풍을 뿜어준다는 뜻은 아니야. 나와 난방기구가 ‘열일’(열심히 일하다) 해서 설정 온도와 주변 온도가 비슷해지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지. 예를 들어 이미 20도인데 다이얼을 20도에 두면 난 작동하지 않아.

PLAY G – 보일러에다가 너까지 활용하면 오히려 난방비는 늘어나지 않을까?

VMH300 – 그렇지 않아. 난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 난방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 희망 소비 전력을 1000W나 1500W로 조절도 가능해. 전력 낭비를 조금이라도 더 막기 위한 옵션이야. 에너지는 물론 돈도 아낄 수 있어. 이것이 바로 보네이도 효과랄까.

▲ 사진=노연주 기자

PLAY G – 난방 기구는 항상 안전 문제에 휘말리잖아? 너는 어때? 준비는 철저히 했고?

VMH300 – 안전은 보네이도 물건이라면 기본 소양이지. 설정해 놓은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이유도 안전과 관련이 있어. 과열방지 시스템도 적용했어. 몸이 너무 뜨거워지면 전원이 차단되지. 외부 소재가 메탈이라 겉이 뜨겁지 않고 화재 예방도 가능해. 넘어짐 방지 기능도 있어. 내가 어떤 방향으로든 10도 이상 기울어지면 전원이 꺼지지. 안전은 내가 지킬 테니 사람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해.

PLAY G – 추가로 하고픈 말 있어?

VMH300 – 급 마무리하는구나. 난 박스형 디자인에다가 키는 40cm 정도라 크게 공간 차지를 하지 않지.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떤 인테리어든지 무난하게 어우러질 수 있어. 가격도 중요하겠지? 출시가격은 24만8000원이야. 인터넷에 잘 찾아보면 10만원대 후반에도 구할 수 있지. 여느 보네이도와 같이 모터를 5년간 무상 보증해준다는 점도 기억해두도록. 이번 겨울을 나랑 함께할래?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복층 오피스텔에 1년 남짓 살았다. 살다보니 복층 구조는 겨울에 취약하단 걸 깨달았다. 보일러 희망온도를 아무리 높여도 방이 찼다. 바닥만 뜨거워질 뿐 거대한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외풍을 막을 수 없었다. 전기장판에 이불 뒤집어쓰고 겨울을 겨우겨우 보냈다.

‘다신 복층 집에 살지 말아야지.’ 새로 구한 집은 지은 지 적어도 20년은 지난 다세대주택이다.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고서야 알게 됐다. 이 집도 전에 살던 복층 집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겨울이 두려웠다.

VMH300이 내 집엘 왔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니 찬 기운이 가득했다. 보일러와 그를 동시 가동하고 홀연히 샤워하러 갔다. 뜨끈한 물로 샤워하고 나오면 매번 몸을 움츠리기 일쑤였는데 이날은 달랐다. 훈훈한 기운이 가득했으니. 이게 다 VMH300 덕분인 듯하다. 보네이도, 올 겨울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