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장비 없이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혈액검사의 예측 정확도는 약 90% 수준이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 묵인희‧이동영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혈액으로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혈액검사만으로 아밀로이드 PET 검사결과를 예측한다. 기존에 개발된 치매 진단 기술들은 대부분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과 인지기능 저하가 이미 많이 진행된 치매 환자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치매 증상을 보이지 않는 인지기능 정상인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조기에 구분해낼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치매를 확진하기 위해서는 사후 부검에 의존하거나 아밀로이드 PET라는 고가의 뇌영상검사를 이용해야만 했다. 베타아밀로이드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이상 단백질이다. 보통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최장 몇십 년 전부터도 뇌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PET 검사로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측정했다. 그러나 PET는 큰 병원이 아닌 중소규모의 병원에서는 구비하기 힘들다. 이번에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의료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혈액검사를 다른 치매 검사와 사용하면 치매 진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출처=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팀
▲ 출처=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팀

연구팀은 혈액 전처리 기술과 바이오마커 개발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 혈액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과 관련이 있지만 혈액에 있는 다양한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돼 측정치가 불안정하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혈액 전처리 기술로 혈중 내 베타아밀로이드 농도를 안정화시키는 시스템을 확립해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뇌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단백질 바이오마커 4종, 기타 혈액인자 4종)를 새롭게 발굴했다.

기술개발을 주도한 묵인희 교수는 “치매 진단 기술 대부분이 증상이 뚜렷한 치매 환자를 구분하는 방법인데 비해, 연구단에서 개발한 기술은 증상이 없는 정상 단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차별화 된다”고 설명혔다.

치매예측기술국책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이동영 교수는 “최근 베타아밀로이드를 목표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시험 실패의 원인으로 대상자 진단의 정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정확한 대상군을 선별해 임상시험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치매 혈액검사의 국내 특허등록을 완료하고 해외 각국 특허 진입을 추진 중이다. 연구팀은 “국내 치매전문 벤처기업에 3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진단키트와 알고리즘도 개발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알츠하이머병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 Research&Therap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