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3'.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가 중국에 독자적인 전기차 생산 시설을 갖출 전망이다. 테슬라는 중국 내 자유무역지대에 현지파트너 없이 공장을 짓는 최초의 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은 외국계 제조업체들에게  중국인과 50대50 합자투자를 해야만 중국에 생산시설이나 사무법인을 설립하도록 허용했었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에게 예외를 적용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관심이 큰 중국 정부가 국내생산 배터리 판로 확대 및 기술이전 등 다목적 포석을 깔고 테슬라에게 이례적인 특전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자유 무역 지구(Free Trade Zone)에 자체 생산 시설을 설립하기로 상하이 시 정부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 측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앞두고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자체 생산 공장, 외국 자동차 업체로는 테슬라가 ‘최초’

중국이 자유무역지대에 현지 파트너 없이 단독으로 외국 자동차 업체를 들인 것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외국 자동차 업체는 중국 현지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통해서만 중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외국 업체는 관세 25%를 피할 수 있었지만 현지 업체와 기술을 공유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중국 내 공장 설립을 늘리는 것을 꺼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기로 테슬라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체 공장이 자유무역지대 안에 마련되더라도 현지 합작이 아닌 관계로 25% 관세 부과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건비와 운송비 측면에서 가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규정 하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는 부분적인 수입 관세 때문에 미국보다 약 50% 비싼 가격으로 팔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중국 공장이 생기면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 가격을 3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테슬라, 중국 전기차 시장 사로잡을까

중국 전기차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보급량을 7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또 중국 내 모든 자동차 업체에 수년 내 전기차 생산 준비를 마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 약 1만 1000대를 판매해 약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약 3억 19000만 달러였던 중국 매출은 1년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지난해 중국 정보기술(IT)업체인 텐센트 홀딩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 공장 설립으로 테슬라는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테슬라를 선례로 향후 외국 자동차 업체의 중국 시장 접근이 쉬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테슬라를 버렸나... 목표주가 현재가 대비 45% 낮춰 

상하이 공장 설립으로 테슬라가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모델3’ 생산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적어도 2020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현재 인터넷 예약 주문량만 45만대에 달하는 중저가 전기차 '모델3' 생산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테슬라는 최대 7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기도 했다.

물론 결과는 아직 낙관할 수 없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일 “JP모건이 테슬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고객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테슬라의 모델3 생산차질 문제가 계속될 경우 주가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모델3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한국 등 7개국에서 약 50만대의 선주문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분기당 1500대 이상 목표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고 지난 3분기 겨우 26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미국 CNBC방송은 20일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테슬라는 현재 모델3 생산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상당한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JP모건은 4분기 모델3 생산 예측량을 3만대에서 1만5000대로 낮췄다. 그러면서 테슬라 목표 주가를 19일 종가보다 45% 낮은 195달러로 낮췄다. 또 2017년 예상 수익을 주당 7.34달러 손실로 예상하며 당초 주당 6.44달러 손실보다 13.9% 가량 확대 수정했다. 여기에 2018년과 2019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해 2020년까지는 추가 이익을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