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전투기 KF-16에 전술데이터링크(LINK-16) 등을 탑재하는 성능개량 사업이 박근혜정부의 비정상적 예산계획으로 지연된데 이어 문재인 정부들어서도 계속되면서 KF-16 성능개량이 4~5년 지연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F-15K 60대, FA-50 60대, F-16 PB 30대 등 150대가 데이터링크 탑재 등 성능개량을 마친 것으로 나타나 대북 공군력 우위에는 문제가 없다고 군 관계자들은 자신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23일 방위사업청에서 받은 ‘KF-16 성능개량사업구매수락서(LOA) 대비 실제 예산 편성계획’을 분석해 KF-16 성능개량이 지연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KF-16 성능개량사업은 2023년까지 2조979억원을 들여 KF-16에 장착된 구형 기계식 레이더를 최신형 전사식위상배열레이더(AESA)로 교체하고 임무 컴퓨터 등 낡은 항전장비를 신형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까지 KF-16 134대의 임무컴퓨터와 무장체계르 신형으로 교체하고 기계식 레이더를  AESA로 교체하기로 영국에 본사를 둔 방산업체 BAE의 미국법인 BAE시스템을 선정했다. 이후 사업 지연으로 정부는 계약을 파기했으며 지난해 미국의 록히드마틴을 선정해 다시 계약을 체결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KF-16 성능개량사업 예산의 대부분인 1조6679억원을 차기 정부에 떠넘기는 바람에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총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1조3112억원이 사업 종료시점인 2021년에서 2023년에 집중 배정돼, 4~5년 정도 사업지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로 인해 실시간 전술정보공유 체계인 LINK-16이 장착되지 않아 무전기로 일일이 전장상황을 공유하느라 한미 공군 연합작전에도 큰 제약을 받고 있는 KF-16 성능개량사업의 장기 지연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F-16은 1995년부터 F-16 전투기 중 가장 최신형인 F-16 C/D 블록 50/52를 기반으로 공군의 요구조건에 맞게 개량해 도입한 전투기로 1차 120대, 2차 20대 등 총 140대를 도입했으며 사고로 6대가 손실돼 현재 134대가 운용되고 있다. 이 전투기는 기계식 레이더인 APG-68(V)3 레이더와 랜턴,ASPJ를 장착하고 있다. 속도는 마하 2 이상이며 동체와 날개 9개 무기 장착대에 최대 6895kg의 각종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피스 브리지 사업으로 1986년부터 우리공군에 최초로 도입한 30대의 F-16 PB는 모두 전술데이터링크(LINK-16), JDA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탑재를 위한 성능개량을 마쳤다.

김 의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맺은 계약에 따르면 올해 한국 정부는 사업 예산으로 5553억원을 편성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국방부는 4840억원이 부족한 713억원만 편성했고 국회가 예산심사과정에서 380억원을 증액해 총 1093억원이 미국 측으로 지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예산 계획의 문제는 예산을 계획보다 적게 편성해도 정부 압박으로 무기체계의 적시 납품을 강제할 수 있는 국내업체와 달리 미 정부가 계약 상대인 경우 약속한 자금이 전달될 때까지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1조1832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적게 편성돼 있고 사업이 끝날 무렵인 2021년부터 예산을 집중 배정했다. 2021년부터 사업이 종료되는 2023년까지 배정된 1조3112억원은 사업비 절반을 넘는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사업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배정해야 할 예산 대부분을 사업이 끝날 무렵에 배정한 기형적 예산계획”이라면서 “결국 공군은 주력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이 4~5년 지연되는 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적인 예산 계획을 문재인 정부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사업 예산으로 계약금액 4707억원보다 3161억원 부족한 1546억원을 배정했고 2019년에도 2786억원이 부족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한국 공군은 2014년과 2015년, 2016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 공군 훈련인 ‘레드 플래그’에 매번 4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KF-16을 참가시켰지만 LINK-16이 장착되지 않은 한국 공군은 미 공군과 실시간 정보공유가 불가능해 훈련에 많은 제약을 받았고 들인 비용에 비해 훈련 효과가 저하되는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금이 2차 대전도 아니고 주력 전투기가 무전기로 일일이 전장상황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업이 하루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정부의 잘못된 예산 계획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예산지급을 앞당겨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KF-16성능 개량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이미 F-15K 60대와 FA-50 60대, F-16PB 30대에 전술데이터링크를 탑재한 만큼 대북 공군력 우위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KF-16 성능개량은 미국의 BAE가 맡기로 하고 2014년부터 2대의 KF-16에 대해 임무컴퓨터, 조종석 디스플레이, 첨단 레이더, 센서 등을 장착하는 성능 개선 사업을 벌였다"면서 " 2대에 대해 2019년 모든 시험이 끝나  현지수락이 나오면 그것에 맞춰 구성품을 미국에서 들여온 다음 국내 항공정비창 중심으로 기술을 전수받아 우리 요원들이 성능 개선에 나설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F-16은 자체 레이더로 적기 항적을 추적하면서  방공관제센터(MCRC) 방공통제사와 UHF 주파수를 통한 무선 교신으로 정보를 추가로 얻어 작전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