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도 4 곳을 아마존 유치 후보 구역으로 제시하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아마존의 상징 색인 오렌지 등으로 장식하는 쇼를 펼쳤다.       출처= The Architect's Newspaper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시애틀 외에 제2의 본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마존이  시애틀에 처음 둥지를 틀었을 때 시애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을 보면, 왜 80여개의  도시들이 이 온라인 소매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의 사우스 유니온(South Union) 부근의 집 값은 아마존이 들어선 이후 7년 동안 83%나 뛰었고, 임대료는 47%가 올랐다고 미국의 부동산 전문 사이트 프로퍼티포럼(PropertyForum)이 최근 보도했다.

몸 달아오른 도시들

아마존 제 2 본사 유치를 위해 최소 12개 이상의 대도시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뉴저지가 70 억달러의 세금 인센티브 패키지를 약속했고, 뉴욕시 맨해튼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아마존의 상징인 오렌지 등으로 밝혔다고 홍보했다. 또 시카고 시장이 아마존의 본사 도시가 되기 위한 입찰을 지지하기 위해 6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아마존 제2 본사 유치가 지역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각 도시들의 적극적 행보는 뉴저지주가 70억달러의 세금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절정에 도달했다.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아마존이 고액 연봉을 받는 기술직 5만개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각 도시들이 제시하는 모든 것들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임대료 상승 등 부동산 시장도 영향받아

낙점된 도시에 아마존이 가져올 5만개의 일자리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인구 풀 중 상당수가 직원으로 선택될 것인 만큼 5만개의 일자리가 전부 외지인으로 채우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수만 명이 아마존이 택한 지역으로 유입하면 집값과 임대료가 상승하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하다.

시애틀시 본사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과 3년 만에 아마존이 이 지역 사무실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에서 19%로 급증했다. 회사가 제2의 본사를 찾고 있음에도 아마존의 시애틀 지역 사무실 공간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임대로 상승 등 부작용도 있어

아마존 제2 본사 유치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우선 그동안 살던 사람들이 강제 퇴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료가 치솟으면 현지 입주자들에겐 압력이 될 것이다. 시애틀에서도 교외 지역의 주택 가격이 평균 10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러 댔다. 아마존과 관련이 없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상당 수가 더 먼 곳으로 밀려 나면서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것이 한 기업의 성장 탓에 흔히 잊혀지는 다른 측면이다.

아마존이 선택한 도시에서 건설• 운영에 쓰는 1 달러 당 2.72 달러의 경제효과가 그 지역에 즉각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 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게 합리적인 것일까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과연 다른 도시들도 앞으로 이전하는 회사들에게 그런 세금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