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천만 원이 넘는 3박 4일짜리 일본내 열차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JR규슈가 지난 2013년부터 운행 중인 초호화 기차 크루즈인 `세븐 스타즈(Seven Stars, 나나츠보시<ななつ星>)` 초호화 침대 열차는 규슈 7개 현을 돌아보는 3박 4일짜리 여행 상품 가격이 최고 170만엔(약 1700만원)에 달한다.

부자 노인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으로 만든 것인데, 일본의 새로운 관광 명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후쿠오카 현의 하카타 역에서 출발해 1박 2일 혹은 3박 4일 동안 규슈의 유후인 등 여러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인데 초호화라는 말에 걸맞게 객실 내부는 고급스러운 목재와 장식으로 치장돼 있다.

일본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객실 내장을 고급 목재로 꾸미고 마루를 대리석으로 마감하는 등 열차 개조 비용으로 330억원을 투입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돈이 있다고 언제나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기 인원이 많아 두세 달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탑승객을 선정하는 데 올해 평균 경쟁률이 30대 1을 넘었고, 그나마 2018년 3월까지 7량짜리 디럭스 열차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

특급 호텔 수준의 음식과 객실을 즐길 수 있는 꿈의 열차로 알려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일본 내 노년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JR 규슈는 밝혔다.

출처= JR 동일본
출처= JR 동일본
출처= JR 동일본

규슈를 둘러보는 초호화 열차가 성공을 거두자 JR 동일본(東日本)도 도쿄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3박 4일 코스에 천만원짜리 호화 침대열차 시키시마(四季島) 트레인 수트(Train Suit)를 올해 5월 출시했다.

10개의 객차로 이루어진 침대 열차 시키시마는 34명의 승객만을 수용하며, 일본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준다.

100억엔(약 1000억원)을 투자한 이 기차는 GM과 포르쉐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켄 교유키 오카야마(Ken Kyoyuki Okuyama)가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관광뿐 아니라 기차 내에서도 다양한 지방의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JR 동일본에 따르면 지난 5월 운행 시작 직후에 이미 올 11월까지 예약이 매진됐는데,  복층 구조의 스위트 객실의 예약 경쟁률은 76대 1이었다고 한다.

출처= 코레일
출처= 코레일

한국에서도 호텔과 열차가 결합된 레일크루즈 ‘해랑’이 지난 2008년 11월 호텔식 관광전용열차로 출발했다. 본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남북 공동응원단을 수송하기 위해 만든 열차였으나, 당시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 개통되지 못하다 관광열차로 개통됐다.

열차의 이름인 해랑은 ‘해(태양)와 더불어 금수강산을 돌아본다’는 의미의 순 우리말로, 해랑의 로고는 봉황을 형상화해 만들어졌다. 객실 내부는 침대와 샤워시설, 소파, TV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균 시속 100km로 달리는 해랑은 4개의 관광 코스(전국, 동부, 서부, 스페셜 코스)로 이뤄져 있다. 가격은 인원과 객실 등급에 따라 128만원에서부터 300만원까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