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양은 회생절차 종결후 급속도로 안정화됐다. 최근에는 현금성 자산의 지속적인 증가로 외형 확장의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듣는 회사가 됐다. 

지난 2013년 10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주)동양은 지난해 2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2년 4개월 만에 회생절차 종결 허가를 받고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지주회사 격이었던 (주)동양은 동양그룹이 기업어음(CP) 매입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계열사를 지원한 이른바 '동양사태' 사건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가 자회사들을 매각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주)동양이 사업 구조적인 문제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것이 아닌 그룹 자체 부실로 회생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에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도리어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결과가 나타났다.

(주)동양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지난 2014년 7월 동양매직 주식 전량을 매각했고 그해 8월에는 동양파워 주식을, 다음해에는 동양시멘트 전량을 각각 매각했다. 당시 매각한 자회사들은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왔던 사업 부문으로 많은 기업들의 입질을 받았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회생절차 이후 (주)동양은 그룹 계열사와의 순환고리가 차단됐고, 성공적으로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서 어렵지 않게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주)동양의 현금자산은 약 3500억원으로 이 정도의 규모라면 다른 기업을 M&A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물론 새로 바뀐 대주주인 유진그룹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조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동양이 증가한 현금성자산을 이용, 레미콘 공장 등 연간 2~3개 이상의 M&A가 가능해 전체적으로 생산 능력과 기업외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후 유진그룹 계열사로 거듭나…'시너지 창출’

(주)동양은 올해 유진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회사는 강한 현금성자산 덕에 여러 기업들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됐으며 그 중 유진그룹과 삼표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동양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동양그룹의 레미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한 이들 기업들은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였다. 삼표는 먼저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인수했고 유진은 (주)동양 주식을 장내에서 지속적으로 매입해 경영권 확보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8월 유진그룹은 (주)동양의 지분 5.68%를 사들인 후 같은해 10월 30.03% 보유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유진이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동양 경영진 역시 소액 주주의 표를 모아 경영권을 방어했으나 이기지 못했다. 

김창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동양이 유진기업에 인수됨에 따라 원재료 조달 등에 있어 시너지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유진기업이 보유한 석산을 통해 일부 원료를 조달하게 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원가율도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동양 합산 레미콘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업계에서는 (주)동양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올해부터 모든 사업부문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건자재 부문도 지난해는 연간 141억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반기에만 126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해 수익성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유진기업에 인수되면서 유진기업과 동양의 합산 레미콘 시장점유율이 6.2%로 국내 1위를 달성하는 시너지를 내고 있어 이익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레미콘 부문 성장과는 달리 건설과 섬유부문에서는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주)동양 관계자는 "건설사업은 경기전반에 애로가 있었고, 섬유 부문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노후화된 기계를 교체하면서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현목 연구원은 "건설부문은 상반기까지 적자가 났지만 충당금을 50억원 정도 쌓아뒀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면서 "기존에 수주받은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 연구원은 "동양의 부채비율이 18.5%대로 현저히 낮고, 안정적인 재무구조 속에 건자재 뿐만아니라 사업 부문 전체가 정상화되고 있다"면서 "현금여력도 충분해 기업 외형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